[오목대] 인터넷 사회

 

 

인간은 의사소통수단이 변하면 주변을 인식하는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사고내용도 바뀌게 된다. 인간은 태초부터 말을 통해 의사소통을 했다. 말을 통하면 사람들에게 직접 이야기해야 하며 수십명 이상에게는 의사전달하기 어렵다.

 

말은 대체로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앞에서 한 말은 이미 지나갔기 때문에 기억이 희미해진다. 따라서 누가 더 인상적으로 말했는가의 인상만 남게 된다. 이때의 인식과 사고는 인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논리적인 이론전개는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없다. 대신 인상적 언어구사와 신화적 사고방식이 주도하게 된다.

 

그러나 문자가 일반화되면서 인식방법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자는 기록되어 반복적으로 읽을 수 있으므로 전후의 논리적 전개가 중요한 것이다. 한 부분만 인상적이어서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점차적으로 논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서적과 신문이 일반화되면서 일반사람들도 논리적 전개 그리고 사건의 전후관계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책을 통해 한 번에 수천만에 똑같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수천만이 동일한 문화와 의식을 지니는 현상이 나타났다. 50-60년대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이러한 문자형 세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서적, 신문, 방송을 지나 인터넷이 주도하는 사회에 들어서고 있다. 컴퓨터 앞의 개인은 서로 권위를 부릴 수 없다. 서로 보지 않고 타이프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사장인가 전문가인가 알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서는 기득권층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기득권과 이에 의존하는 권위가 무력화된 것이다. 대신 마우스에서 권위가 나온다. 그리고 리플이 가능하여 쌍방향식 의사소통이 일반화된다.

 

여기에서는 권위와 상관없이 추종자, 동감자가 많은 사람이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람들끼리도 쉽게 동호회를 구성하고 가입하고 헤어질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2400만명이 인터넷을 접속하고 살고 있다. 20-30대의 대부분이 매일 인터넷을 항해한다. 인터넷이 새로운 의사소통수단으로 일상화되어 이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인식방법과 사고내용이 바뀌고 있다. 기존의 권위주의, 논리적 검증, 상하조직원리가 해체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