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우주선 사고

 

 

 

인류의 우주탐험은 지난 1957년 소련 우주선 스푸트니크 1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시작됐다. 유리 가가린은 인류 최초의 우주인으로 기록된다. 미국은 소련에 한 발 뒤졌지만 항공우주국(NASA)을 창설해 본격적인 우주탐사에 나서면서 소련을 앞질러 나갔다.

 

1969년 7월21일 아폴로우주선을 달에 쏘아 올려 닐 암스트롱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시킨것이 미국이며 1997년 7월4일 베일에 가려져온 화성에 무인탐사선 패스파인더를 착륙시킨것도 바로 미국이다.

 

소련이 최장기 우주정거장 미르호를 띄웠지만 미국은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를 발사해 우주공간을 왕복하며 각종 과학실험을 실시하는등 우주탐험의 주도국이 돼 왔다. 이 모두 인류의 과학기술이 일궈낸 위대한 성과로 기록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좌절과 시련도 컸다. 1967년 1월27일 지상의 아폴로 1호 우주선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훈련중이던 그리섬·화이트·채피등 세명의 우주비행사가 목숨을 잃었다. 좌석에 묶여있던 우주비행사들은 꼼짝없이 화마에 휩싸여 귀중한 생명을 우주여행의 댓가로 바쳐야 했던 것이다. 더 큰 비극은 훨씬 후에 또 찾아왔다.

 

1986년 1월 미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케네디우주센터를 이륙한지 73초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것이다. 당시 사고로 교사출신 첫 여자승무원인 매클리프등 7명의 우주비행사가 산화했다. 발사광경을 지켜보던 우주인가족과 관광객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한때 우주탐사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무한정의 투자가 필요한데 비해 경제적 효율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당시 레이건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도전과 개척정신은 계속될것'이라면서 위대한 미국의 힘을 강조했었다.

 

그후 한 때 중단됐던 우주탐사는 90년대이후 다시 활발히 추진돼 오면서 우주정복의 발걸음을 재촉해왔다. 2012년이면 인류가 화성에 첫 발을 내딛을것이라는 환상적 프로젝트도 제시돼올 터다.

 

그러나 우주정복의 꿈은 아직 신(神)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것일까? 엊그제 미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지구 귀환중 폭발하는 장면을 TV화면을 통해 부질없이 떠올리는 상념(想念)이다.

 

최첨단 정밀과학의 경정체라 할 우주선이 바늘구멍만한 결탐으로 산산조각이 날수 있다면 '무한한 가능성에의 도전'은 아직도 인류의 무한한 시련과 고통의 반복적 댓가를 요구하는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