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사랑의 음악회

 

 

음악회 하면 사람들은 대개 근엄하고 품격있는 음악인들의 모임 쯤으로 여긴다. 그것이 클래식이라면 더 말할것도 없다. 웬만큼 고전음악에 대한 상식이 있거나 성악에 대해 조예가 없다면 '나와는 별 상관없는' 그들만의 잔치 쯤으로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기 일쑤다.

 

대중음악은 마찬가지다. 이름이 알려진 가수가 출연하는 공연에 팬들이 몰려들어 열광하지만 그야말로 매니아들의 잔치일 뿐이다.

 

세대간 계층간 정서적차이가 음악을 듣고 즐기는 패턴을 좌우한다. 하지만 근대 들어 클래식이 대중화를 선언한 일부 성악가들의 파격이 심심치 않게 화제를 모은다. KBS일요음악회가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

 

여기 출연하는 유명, 성악가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관중들의 박수를 받는다. 딱딱하지 않고 자연스런 매너로 관객과 열창 때문이다.

 

그야말로 영혼을 울리는 감동의 메아리라 음악회 주변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요즘은 달랑 기타나 바이얼린 하나만 어깨에 걸친채 지하철 역사안에서 1인연주회를 갖는 가수도 있고 공원이나 대합실등을 찾아 다니며 즉석 공연을 펼치는 연주자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띤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일상화된 풍경이다. 정부가 이런 음악인들을 지원해 삭막한 도시분위기를 정서적으로 순화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기는 나라들도 많다.

 

전북대병원이 입원환자와 그 가족, 외래객들을 위해 마련한 '사랑의 음악회'가 한진한 감동을 불리 일으키고 있다.

 

엊그제 스물여덟번째 공연을 가졌다. 벌써 두 돌째 이어온 행사와 본관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는 클래식은 물론 국악, 대중가요, 합창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보는이들을 즐겁게 해 준다.

 

무엇보다도 종합병원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지우고 환자나 그 가족, 병원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신적 긴장감을 풀고 화합을 다질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의 환영을 받을만 하다. 물론 환자의 정신건강을 맑게 함으로써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니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음악이 흐르는 병원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평화롭다. 인술과 클래식의 조화는 경건하게 보이기조차 한다. 이제 격식과 품위만을 고집하는 음악회는 대중의 호응에서 멀어질수 밖에 없다.
음악이 우리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듯 그런 작지만 보람있는 음악회를 자주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