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지는데 갈 길은 멀다”
이 말은 "사기”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에 나오는 일모도원(日暮途遠)을 그대로 번역 한것이다.
초나라 사람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이 평왕(平王)에게 죽음을 당하자 다른 나라로 도망을 친다.
훗날 오나라 왕 합려에 의해 발탁되어 초나라 수도를 점령하게 된 오자서는 부모와 형을 죽인 원수 평왕의 묘를 파헤쳐 시신에 3백번의 매질을 해 마침내 복수를 하게 된다.
죽은 사람에게 너무 지나친것 아니냐는 주위 친구들의 지적에 대해 오자서는 말한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이 멀어 도리에 어긋난 짓을 했다.”
여기서 나 온 말이 일모도원이다.
즉, 이 말은 나이가 들어 할 일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할일이 많은데 시간이 촉박할때 우린 주로 이 말을 사용하게 된다.
익산시는 현재 수두록한 지역 현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개발과 주민 복지 향상 등을 앞세워 추진해야할 크고 작은 주민 숙원 사업들이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진퇴양난' 주민숙원사업
그런데 이같은 많은 지역 숙원 사업들이 일부 지역 이기주의에 발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것을 볼때 무척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특히나 지역 최대 현안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웅포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돌이켜보고 있으면 오자서가 했던 "해는 지는데 갈 길은 멀다”라는 말이 더욱 떠오르고 있다.
웅포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최근 전북도로부터 관광지 지정및 조성 계획이 전격 승인되면서 사업 추진 활성화에 큰 기대를 안겼으나 실제의 사업 추진은 예전과 별다른 진척없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것 같아 답답하기가 그지 없다는 지적이다.
웅포 관광지 조성 사업 가운데 하나로 오는 2006년 완공 목표로 추진되는 골프 단지 조성 사업은 현재 54% 가량에 이르는 토지 협의 매수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는 오는 10월말까지 개발 예정 단지내의 분묘를 모두 이장하는 등 토지 매입을 완료한 후 연말께부터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일부 토지주들의 비협조는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어 사업 추진에 커다란 암초가 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안 발목 잡아서는 안돼
지역 경제 구조를 변화시킬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부가가치가 기대되고 있는 양성자가속기 익산 유치 또한 지역 최대 숙원 사업이다.
물론 익산시가 지역 최대 숙원 사업답게 유치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어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우리 시민들이 사업 유치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힘을 보태지 않는다면 양성자 가속기 사업 유치도 자칫 우리 기대에 어긋날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싶다.
지역 발전 가속화를 주창하고 있는 행정 운영은 권리만을 앞세우고 의무를 저버린 지역민들에게 되돌려줄것이 아무것도 없다는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경주마 육성 목장 조성 사업 유치 실패라는 뼈아픈 경험을 겪은바 있다.
지역 발전을 앞당길수 있는 큰 희망을 갖고 익산시와 많은 시민들이 그토록 사업 유치에 안간힘을 퍼붙었으나 일부 토지주의 거센 반발과 시민 무관심이 사업을 첫 삽도 떠보지 못하게 하면서 결국 타지역으로 빼앗겼던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아니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했다고 해야 할것이다.
지금 익산시는 중대한 현안 사업을 추진하고 계획하고 있다.
황해권 시대를 주도하는 자치단체로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원대한 계획 아래 웅포관관단지 조성을 비롯한 양성자가속기사업 유치등의 많은 지역 숙원 사업이 적극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아뭏든 해는 지는데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것을 익산 시민들에게 다시한번 당부하고 싶다.
/엄철호(본사 익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