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이 미군 떠나라면 언제든 떠나"

 

 

미국은 한국정부가 주한미군에게 떠날 것을 요청한다면 언제든 철수할 것이라고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가 18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이날 한국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국민의 뜻으로 만들어진 정부"라면서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곧 국민의 뜻이므로 미군은 내일이라도 철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한미군 주둔의 근거는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유엔감시하의 정전협정 "이라면서 "만일 한국정부가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떠나야 한다고 결정한다면 우리는 한국의 파트너이므로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미국의 이라크전 개전이 임박하고  북핵사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현안에 언급,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한 미측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 향후 주한미군 문제를 둘러싼 한미 협상이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은 동두천의 미 제2사단을 한강 이남으로 이동시키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재배치 후에 주한미군은 북한에 대해 더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리는 "산재한 제2사단 부대 주변에 주민들이 아파트와 집을 많이 지어  유사시 한국 방위를 위해 신속한 이동이 불가능하다"면서 "새 장소로는 한강 이남지역을 희망하며 이동은 앞으로 몇년 동안 단계적으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미국 인계철선(Trip Wire) 유지 논란과 관련 "인계철선이라는 말은 불공정한 말이며 그 속뜻은 미국인이 먼저 피를 흘리지 않으면 한국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재배치가 완료된 뒤에도 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경우  우리는 자동적으로 전쟁에 개입한다"면서 "전쟁이 날 경우 북한은 노동 미사일 등으로 오산, 평택 등 한강이남의 주한미군 기지를 먼저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시작전권 문제와 관련 "우리는 현지휘체계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지금 그것을 변화시키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한국이 변화를  원한다면 논의할 것이며 그것은 매우 많은 논의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월부터 본격 진행되는 한국과의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회담 에서 오는 10월 한미동맹 50주년 기념일까지 다음 50년의 동맹관계 청사진을 마련하기 바란다면서 "협의 완료시점은 연말까지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