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 왜 군산항 위상 실추됐나

안봉호 군산본부장

 

 

'전국무역항만중 수출부문은 지난 90년 8위에서 2002년 15위, 수입부문은 지난 90년 6위에서 2002년 11위로 전락'

 

'도내 수출비중 2000년 43.3%에서 지난해 38%, 수입비중 99년 58.1%에서 2002년 57.5%로 하락'
'대중국수출은 군산항전체수출의 6.4%, 도내 대중국수출의 15%에 불과'

 

최근 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가 발표한 군산항의 현주소다.
개항 1백4년의 역사를 가진 군산항의 실추된 위상을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한마디로 전국의 이렇다할만한 주요 항만중에서 가장 꼴찌를 달리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부산, 인천, 목포, 마산에 이어 전국에서 5번째로 개항한 도내 유일의 군산항이 어쩌다 오늘날 이렇게 됐는가 안타까움이 앞선다.

 

이같은 군산항의 위상은 군산시민들의 무관심이 낳은 당연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일제에 의해 강제적으로 개항이 됐던 군산항은 그 자체가 차지하고 있는 지역경제의 중요성에 불구하고 대다수의 군산시민들로부터 첩에서 난 자식인 서자(庶子)처럼 홀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물론 경남도및 광양시등 다른 자치단체는 평택항과 마산항및 광양항을 살리기 위해 관련기구를 만들고 예산을 지원하는등 적극성을 띠어 왔지만 군산시는 필요한 때만 '서해안시대의 거점도시'라며 군산항을 들먹거리며 큰 소리만 쳤지 그야말로 거의 오불관언(吾不關焉)의 자세를 견지해 왔다.

 

전북도도 마찬가지다.
그저 예산확보시기만 되면 군산항의 건설예산이 많다 적다고만 했을 뿐 이렇다할만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항만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많은 공무원들도 토사가 쌓여 준설비용만으로 연간 50억∼1백억원이 소요되는 군산항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대해 왔고 이에대해 별다르게 이의를 제기하는 군산시민들도 없었다.

 

해양수산부가 부두를 2만톤급으로 건설한다고 항만건설기본계획을 만들어 놓아도 '지금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왜 그렇게 만드느냐'며 항의를 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항만에 종사하는 항만인들조차 다른 항만이 어떻게, 왜 발전하는가를 살펴보고 군산항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나 그저 먹고 살기에만 바빠 그렇지 못해 왔다.

 

아니, 생계유지가 힘들다보니까 군산항에서 떨어지는 일감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하역사들은 하역사끼리, 선박대리점들은 대리점끼리 동종업체간에 으르렁거리며 헐뜯고 한 것이 오늘날 군산항을 이렇게 만들어 왔다고 해도 틀린 지적일까.

 

다른 항만의 발전추세는 살펴보지 않고 그저 무관심속에 군산항이 내년도에 5만톤급 4개선석이 준공되고 내년부터 오는 2006년까지 9개선석이 건설되는등 과거보다 많은 부두가 건설되고 있구나하면서 스스로 위안할 결과가 군산항의 위상실추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군산항 발전' 큰 틀속에 생각

 

군산항의 위상실추는 군산시민들이 반성을 해보아야 할 사항이다.
군산항은 항구도시인 군산지역경제의 1/3이상을 기여하고 있는 만큼 군산지역경제발전을 위해 다른 항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군산항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자!

 

항만인들이 눈앞에의 작은 이익보다 군산항의 발전이라는 큰 틀속에서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고 전북도와 군산시등 모든 시민이 관심과 애정을 가질 때 군산항의 위상은 제고될 것이다.

 

/안봉호(본사 군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