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스 감염경로 의문 투성이"

 

 

바이러스 연구라면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홍콩 과학자들도 이번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감염경로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모이가든(淘大花園) 아파트주민 집단감염사건을 조사중인 홍콩 보건 당국자들 과 전문가들은 9일 바퀴벌레를 비롯한 벌레들이 사스를 집단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렁팍인(梁栢賢) 위생서 부서장은 "바퀴벌레 등이 하수도관을 통해 이동하면서 사스 바이러스가 묻은 하수 오물들을 아모이가든 E동 아파트들에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모이가든 입주자가 키우는 고양이 몸속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되자 고양이가 사스를 전염시켰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고양이가 사람에게 사스를 전염시킨다는 확증은 없다.

 

또 식품위생서 당국자들이 지난주 아모이가든 아파트 일대에 쥐덫을 놓고 다니면서 쥐들이 사스를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으나 이것도 단순한 주장으로 끝났다.

 

특히 일부 과학자들은 지난 4일 사스 감염자의 소변이나 대변에 묻어있는 바이러스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 주민들을 집단으로 감염시켰다는 주장을 내놓아 전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람을 통해서도 전염된다는 당시 주장은 아모이가든 옆 공사 현장의 인부와 아모이가든 저층 주민들이 감염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해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

 

사스는 당초 1m 이내의 근거리에서 감염자의 침방울을 통해 전염된다는 설이 유력했으나 마스크로 중무장한 병원 의료진이나 아파트 주민 집단감염사건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렁팍인 위생서 부서장은 "아직까지는 바퀴벌레가 이번 사스 확산의 주범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정부는 감염경로를 규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