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日人생존자, 北가족 재회 지연 원망

 

 

북한에 납치됐다가 지난 해 일본에 귀국한 소가 히토미(43.여)씨는 14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과의 재회가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원망과 불만을 간접적으로 토로했다.

 

소가씨는 `일본잔류' 6개월을 맞이해 이날 고향 니가타(新潟)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일본에 있는) 나의 두 가족을 뿔뿔이 헤어지게 만든 것은 누구냐"고 반문하면서 가족과의 조속한 재회 실현을 일본정부 등에 요구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그동안 일본에서 지낸 6개월은 "일생에서 가장 머리가 혼란스럽고 복잡했으며 머리 속은 저쪽(북한)에 있는 가족 걱정뿐"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소가씨는 이어 일본정부에 대해 "큰 진전도 없이 6개월이 지나고 말았다"면서 "말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행동을, 내 입장에 서서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가씨는 지난 78년 북한에 납치된 후 월북 미군인 로버트 젠킨스(62)씨와 결혼, 딸 2명을 둔 상태에서 지난 해 10월 `일시 고국방문' 형식으로 다른 일본인 피랍 생존자 4명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가 일본정부의 `귀환거부' 결정으로 그동안 일본에 계속 잔류해 왔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소가씨의 남편과 두 딸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북한에 남아 있는 피랍 일본인 가족은 "하루 빨리 북한에서 재회하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일본당국이 재회를 막고 있다"고 비난하는 논평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