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밥상에서 연중 빠지지 않는것이 김치다. 김치가 없으면 아예 밥을 먹지 못한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모두 김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통계(96년)지만 도시 여대생 가운데 5.8%는 아예 김치와 담을 쌓고 지내며 도시 초등학생의 8%는 거의 김치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햄버거나 치즈같은 패스트푸드에 입맛을 들인 젊은 세대들에게 맵고 냄새나는 김치의 인기는 시들할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사이래 김치를 담가먹은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는 후손들에게는 복이다. 김치의 재료가 되는 배추 파 마늘 생강 대파등은 모두 영양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이를 젓갈과 버무려 발효시킨 김치는 숙성중 발생하는 젖산균과 유산균이 병원균을 억제하고 면역체질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게 학계 보고이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로는 잘 익은 김치는 암세포의 성장률을 30∼40% 억제하는 항암효과를 보였다고도 한다. 뿐만 아니다. 김치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하거나 심장질환에도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그 쪽에서 나온바 있다.
오늘날 김치는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등 80여개국 사람들이 김치맛을 즐긴다고 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대회 공식 지정음식이 된지도 오래다. 연간 4백50억원대의 판매 시장을 두고 일본이 끼어 들고 있지만 맛이나 질에 있어서 '기무치'는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김치는 비빔밥과 함께 우리 수출시장에서도 효자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김치가 요즘은 괴질 '사스'와 관련해 새로운 화제를 낳고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지가 '한국인이 매일 먹고있는 김치에 사스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을지 모른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이 인용한 농업발전연구원 홍종은연구원의 말대로 아직 우리나라에서 '사스'가 발병하지 않은 원인이 김치속의 마늘성분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다. 마늘의 의학적 성분은 익히 알려진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이 마늘과 고추장 된장같은 발효식품으로 단련돼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인터넷에서조차 많은 네티즌들이 우리 식품의 우수성과 '사스'를 연관지어 이런저런 예방속설들을 내놓고 있지 않은가. 하여간에 김치가 좋은 식품이란점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