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육에는 사명감이 필요하다

 

 

 

요즘 전에 비하여 우리 선생님들의 학생 지도에 대한 소신이 너무나 약화되었다. 그저 내 앞의 불이나 끄려하는 무사안일주의가 팽배해 있고 아이들을 잘 지도하여 모든 사람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 건설의 이상을 향하여 적극적으로 지도력을 발휘하려는 분들이 과거에 비하여 현저히 줄었다고 느껴진다. 선생님들만을 탓할 일도 아니다.

 

 

교육 정책 담당자들이 큰 실수를 하여 선생님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것도 문제이고, 선생님들이 교육적인 배려로 꾸중이나 체벌을 하였을 때 학부모들의 거친 항의로 교원을 힘들게 만든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지역 사회가 후진들에게 보여주는 교육적인 관심이나 배려 조차도 예전과는 너무나 달라지고 있다. 도시는 물론이고 궁벽진 시골까지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청소년들의 거슬리는 행동이 어른들의 눈에 띄기만 하면'너 늬집 자식이냐? 그러면 못써'하는 훌륭한 생활지도 담당자들이 얼마든지 계셨다.

 

 

지금은 사정이 너무 달라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흡연하면서 심신을 망쳐도 어른들은 보고도 외면해버린다. 내가 전에 있었던 시골 중학교에서도 남녀학생둘이서 초등학교 교정의 의자에 앉아서 서로 손을 잡고 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한 어른들이 그저 방관해버려서 나를 분통터지게 만든 일도 생각난다.

 

 

핵가족 시대 자녀수의 적은 것은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이지만 그 쪽은 자기의 자녀가 버릇없이 남의 빈축을 살만한 행동을 하면 현장에서 꼬집거나 질책하여 강력히 제지하면서 '너도 한명의 사회인이야'라는 말을 아이가 어려서 말 뜻을 이해 못할 것 같은데도 아이의 귀에대고 해준다.

 

 

그리고 집에 와서도 다시 나무라고 길다랗게 줄을 서 있는데 누군가가 새치기를 하면 우리와 같이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강력하게 항의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힘입어 일본의 교사들이 아이들의 생활지도에 좀더 소신을 갖고 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다가올 사회가 좀더 쾌적하고 행복하게 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교외생활지도는 선생님이나 부모님뿐만이 아니고 모든 사회의 성인들이 아이들을 자기 자식처럼 생각하고 애정과 관심을 갖고 예전처럼 지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우리 교육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이며 그들이 아이들 교육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서 더욱 분발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강영일(상관중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