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아름다운 퇴장

 

 

전라북도생할체육협의회 회장이 교체된 이후 구성원들은 반색하고 관련사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

 

더디게 굴러가던 업무는 제대로 방향을 잡아 추진되고 있고 생체육인들의 최대 잔치인 2003전국한마당축전 준비는 순항하고 있다. 우여곡절끝에 자리를 내주고 2선으로 물러난 전임 김정헌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직무대행을 맡은 박천규회장직대와 관계자들은 최근 이 행사를 개최한 경남 창원시의 추진상황 설명회에 참석해 내년에는 이 대회가 전북에서 열릴 수 있도록 전국시도 회장단에게 협조를 구했다.

 

한동안 계속된 내분으로 표정이 어두웠던 직원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고 이는 사무실의 분위기를 밝게 했다. 대다수 구성원들의 환영속에 기대했던 바람이 현실로 나타나데 대해 여간 반가운 표정들이 아니다. 한사람(회장)의 진퇴가 이렇게 큰 변화를 몰고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

 

지난해 연말을 전후해 사무처장 재임용을 놓고 심한 내분을 겪었던 전임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떠나면서 자신의 잔여임기 1년여동안 회장직을 대신할 직무대행을 임명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장기간 해외체류로 인해 회장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에 있던, 국내에 머물던 그게 문제는 아니다. 기왕에 물러나기로 했으면 좀 더 화끈하게 협회에서 손을 떼는 게 온당한 처사다.

 

대행체제라는 어정쩡한 처신때문에 바톤을 이어받은 새로운 회장직대가 제대로 소신을 펴지 못하고 있다.

 

또 아무리 순수하게 바라보려 해도 생체협에 간섭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냐는 등의 온갖 억측과 오해가 난무하고 있다. 전임 김회장이 어럽게 결정한 일을 폄훼(貶毁)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간섭할 의도가 없다면 대행체제가 아니라 권한을 완전히 넘겨주고 떠나는 게 본인과 조직을 위해 모두 좋은 일이다. 무릇 조직의 장은 자신의 진퇴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추하게 보일수도, 아름답게 보일수도 있다. 늦었지만 개인의 명예와 조직의 발전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김관춘(본사 문화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