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좌파 출신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Lula da silva) 대통령과 미국의 보수를 대변하는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어느모로 보나 궁합이 잘 맞을것 같지가 않아 보인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노동자 출신의 룰라는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사업가 출신의 부시 대통령과 인생역정이 너무도 다르고, 이념 또한 극과 극의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룰라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미국을 방문(2002년 12월 10일)했을당시, 양국의 참모들은 극도로 긴장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농담 한마디가 양측의 걱정을 기우로 끝내버렸다. 룰라가 자신의 비급진적(Unradical)사회정책을 열심히 설명하자 부시가 "마치 공화당원처럼 말씀하시는구려”라고 죠크를 한 것이다. 이 농담 이후 회담장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져 미-브라질 정상회담은 술술 풀려나갔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기간 중 성당에서 미사 강론을 하던 한 신부가 도가 넘는 농담을 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 지법 의정부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안기환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미사 강론 중 신자들을 대상으로 이회창후보의 비리 의혹을 적시하고, 나이 든 사람은 투표하지 못하도록 성지순례를 보내기로 했다는 농담을 한 것은 종교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에 해당된다”며 벌금 50만원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농담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농담은 아니다. 일과 성으로 지나칠 싱거운 농담이 있는가 하면, 주위를 일순에 환기시키는 기지넘치는 농담이 있고, 남의 가슴에 못을 박고 비수를 꽂는 뼈있는 농담·촌철살인하는 농담도 있다. 그래서 농담은 때와 장소를 잘 가려야 하거니와 농담의 정도도 지나쳐서는 안된다.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우스개를 하고, 당신이 웃음으로 화답해줄때 농담이 성립된다”는 미국 시카고대학 테드·코언교수의 말을 깊이 새겨둘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이 추천한 양휘부(梁輝夫) 방송위원이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청와대)자리 주인이 바뀐듯한 생각이 든다”는 고약한 농담(?)을 하여 파문이 일고 있다. 양위원은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에게 농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민주당이 며칠이나 지나 내 발언을 문제삼는걸 보니, 또 다른 '방송 길들이기'가 시작된것 같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는 정말 농담과 독설도 분간을 못해 그런 말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