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만 하면 지식이 얇아진다(正), 공부만 하면 몸이 허약해진다(反)
따라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合)'
두개의 대립되는 개념인 '정'과 '반'을 기본원리로 해 이를 조화시켜 새로운 개념인 '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변증법의 기본 원리다.
'합'은 또다시 '정'이 되고 '정'은 '반'을 만들어 또다른 '합'을 도출해 냄으로써 사회는 발전한다. 이것이 바로 변증법적 발전론이다.
또다시 흔들리는 새만금
그러나 최근 새만금사업을 보면 '합'을 인정하려는 정신이 실종된 것같다.
이미 정과 반, 그리고 합의 과정을 거쳐 다시 공사를 추진키로 했지만 합은 인정되지 않고 정과 반의 대립개념만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91년에 착공된 새만금사업은 시화호에 이어 수질오염에 따른 환경문제가 불거져 2년동안 공사가 중단됐었다.
그후 민관합동조사단의 환경영향과 수질및 경제성분야에 대한 조사분석을 거쳐 논란끝에 사업을 재추진한다는 결론이 도출돼 새만금사업은 다시 추진됐다.
새만금사업을 그대로 추진한다면 환경오염의 문제가 있다는 '반'에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분석을 통해 추진재개라는 '합'을 이끌어 냈다.
지난 2월 노무현대통령도 당선자시절 새만금사업은 중단하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중단논의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최근 다시 일부 종교계와 환경단체는 새만금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3보 1배'에 나섰고 여야 의원 70여명도 새만금공사중단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는등 새만금사업이 또다시 흔들림을 당하고 있다.
이에맞서 새만금추진위와 강한전북 일등도민운동협의회등 새만금추진을 찬성하는 단체들도 서명운동을 벌이고 대정부성명서를 채택키로 하는등 새만금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분석을 통해 공사를 재개키로 한 사회적 '합'은 그 의미를 상실했고 '해야 한다'는 '정'과 '중단해야 한다'는 '반'의 이분법적인 사고만이 존재하는 것같다.
그러나 이같은 이분법적인 사고만 존재하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고 대립과 반목만을 만들어내 엄청난 혼란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자기중심적인 이분법적인 사고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고 그 강요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계속 고집함으로써 사회에 유무형의 폐해를 준다는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올해말이면 방조제공사가 77%의 공정률을 보이고 방조제건설에 따른 공사비만도 1조1천억원이 넘게 투자되는 시점에서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되풀이 되니 참으로 안타깝다.
인간이 하는 일가운데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 있을 까.
그것은 신의 세계에서만 가능하고 설사 옳다고 하는 일이 있다면 그렇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사회는 문제투성이다.
다만 문제점을 해소하는 '합'의 과정을 통해 발전해 나가고 있을 뿐이다.
내 주장만 옳다는 생각이 문제
그런데도 불구, 나의 주장만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으로 믿고 자신의 주장이 관철이 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은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민주사회에서 남을 인정치 않고 자신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유아독존적인 사고에서 기인하는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새만금사업의 공사중단여부를 둘러싸고 또다시 불거진 논란을 보면서 '합'의 정신을 강조한 변증법적 발전론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선다.
/안봉호(본사 군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