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이란의 '정권 교체'를 부시 행정부의 공식 정책 목표로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의 이 같은 노력은 중앙정보국(CIA)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으며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이 부처들 간의 치열한 논쟁을 중단하기 위해 중재에 나섰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란과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는데도 일정한 범주 안에서 외교 접촉을 유지하는 '제한적 포용정책(limited engagement)'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정권 교체'를 공식 외교 정책으로 채택하면 반드시 군사행동을 취할 필요는 없지만 이란과 외교 관계 단절, 경제 제재 강화, 반체제단체 지원 등을 통해 압박을 강화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의 일부 언론은 미국 정부가 대(對)이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으며 이란의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민중봉기를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방부는 럼즈펠드 장관이 이란의 '정권 교체'를 공식화할 것을 제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일체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은 최근 공식, 비공식 경로를 통해 ▲핵무기 개발 계획 ▲사우디 아라비아에 자살폭탄테러를 가한 알-카에다 비호 ▲전후 이라크 내에서 영향력 확대 기도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연일 이란을 비난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럼즈펠드 장관의 이런 주장이 조지 테닛 CIA 국장의 강한 반대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방부와 CIA 사이의 반목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브루킹스 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플린트 레버릿 전 국가안보회의(NSC) 중동 담당 국장은 "국방부 매파는 이란에서 진행 중인 투쟁이 강경파 성직자들과 선거를 통해 뽑힌 개혁파들 간의 권력투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 제도 사이의 갈등으로 보고 있다"면서 "럼즈펠드 장관은 지금이 정권 교체를 공식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