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서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山民 이용 총감독

 

 

전북세계서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산민(山民) 이용 총감독. 그의 작업실 책상 위에는 키 높은 원고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오는 9월에 개막하는 제 4회 세계전북서예비엔날레의 자료들. 기획전에 출품하는 작가들의 신청서며 작품에 관한 해설까지 수 백여 종의 서류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치고서야 제대로 정리된다.

 

2001년의 3회 축제에서 서예비엔날레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얻어냈지만 이 감독에게 올해 서예비엔날레는 더 큰 부담으로 안겨 있다.

 

"이 축제의 안정된 틀을 완전히 구축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서예인구가 많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대중들과의 거리는 멀고 아시아권의 틀을 벗어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올해는 서예의 대중성과 세계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요한 기점이예요."
본 전시로 치러지는 '한중일 서예 엑스포'외의 특별전 대부분의 중심이 '대중성'과 '세계화'에 놓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신선한 기획 중에서도 그가 꼽는 것은 '서예를 통한 심리치료 상담코너' 와 '세계 미술가 서예전'이다. 예술 장르를 활용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의 고정된 예술 인식을 바꾸어가는 시도. 이 감독이 이 프로그램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미술가서예전의 경우도 이 감독은 서예비엔날레에 대한 행사 자체의 홍보로서가 아니라 서예의 독창성을 예술의 영역 속에 자리잡게 하는 '세계화'의 기반 닦기 의미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축제를 발의하고 97년 첫 행사를 열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7년여. 그 중심에서 실무부터 전체적인 운영을 주도해온 그의 가장 큰 어려움은 '예산'과 '인력'.
올해 공식적으로 책정된 예산은 6억 3천만원이지만 실제로 치러지는 행사를 위해 쓰여져야 할 예산은 이 규모를 훨씬 넘어서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행사 수익으로 충당해야 할 1억 3천만원은 무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행사들이 워낙 긴축재정으로 계획되어 있어서 당초의 의도를 살리지 못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는 그는 예산 확보를 위해 별도의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버거운 일이 적지 않습니다. 서단의 질서를 존중하며 기획 취지를 살려나가는 일은 특히 어렵지요. 질서도 지키면서 축제의 취지를 살려나가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3개월 남짓. 6월 10일쯤이면 모든 자료들이 마무리되지만 그에게는 여유부릴 틈 없는 빠듯한 일정이다. 그만큼 마음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