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地下水 오염

 

 

'물이 하나의 자원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알맞은 양(量)과 알맞은 질(質)로, 필요로 하는 시간과 필요로 하는 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표현이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나 미국 환경보호청이 물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경구(警句)로 각종 문서에 자주 쓰인다고 한다.

 

이 문구에 딱 들어맞는 물이 지하수가 아닐까 싶다. 지구상의 전체 물 가운데 손쉽게 이용하기 힘든 바닷물이 97.2%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담수중 2.14%는 빙하, 0.61%가 지하수, 0.009%가 지표수이다. 무진장할 것만 같은 지하수가 실제로는 이처럼 매우 한정돼 있다.

 

지하 암반층대에 있는 지하수는 연간 유속이 5m를 넘지 못한다. 흐름은 이처럼 느리지만 일단 오염물질에 오염되면 걷잡을 수 없이 썩는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하수를 오염원으로 부터 차단하여 잘 보존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유엔에 의해 '물 부족 국가'로 지적된 우리나라에서 지하수의 오염 방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일이다.

 

지하수 오염은 대기의 오염, 하천의 수질오염, 토양오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대기가 각종 공해물질로 오염되어 산성비가 내일 경우 산성비가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하천에 공장폐수나 가축의 배설물, 가정의 생활하수 등이 유입될 경우 그 가운데 일부가 지하수로 흘러갈 수 있다. 그리고 쓰레기나 농약 등으로 토양이 오염되면 오염성분이 지하수로 녹아들 수도 있다. 지하수 오염방지를 위해서는 지상의 환경보호와 수질개선이 강조되는 것도 그 때문임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최근 전주시민의 많은 사랑을 오랫동안 받아온 동서학동 전주∼남원간 도로변의 좁은목 약수터가 대장균 검출로 폐쇄위기에 처한 모양이다. 이 약수에서 대장균이 검출되기는 약수터 개설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일 수백명의 시민들이 찾는 약수터에서 다량의 대장균이 검출됐으니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시 당국에서는 오염원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니 답답할 노릇이다.

 

지하수 오염은 지하의 현상으로 눈에 띄지않아 행정당국이나 국민의 관심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얼마전 치명자산 약수터의 약수를 마시고 많은 이질환자가 발생한데 이어 좁은목 약수터의 대장균 검출을 계기로 지하수 오염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을 가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