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번째 주(1∼7일)는 정부가 정한 여성주간이다.
여성주간은 여성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양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이 지난 96년 7월1일 시행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정해졌다.
행사 일회성 전락 우려
여성부가 내건 제 8회 여성주간 슬로건은 '양성평등, 새로운 문화가 열린다!'.
전북지역에서도 이 여성주간을 맞아 여성단체와 자치단체별로 이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여성주간은 여성들이 이 세상을 다스리겠다거나 여성들만 위해 달라는 행사가 아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 똑같이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하면 곳곳에서 여성들의 활약도 눈부시고 발언권도 강해졌다. 직업의 경계도 허물어져 여성들이 의지와 실력이 있으면 도전하지 못할 영역이 없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올해는 특히 여성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호주제 폐지 문제가 정부 차원에서까지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여성주간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그러나 여성주간이 자칫 여성들만의 행사로 인식되는 듯한 분위기를 떨칠 수 없다. 심지어는 여성주간에 곳곳에서 벌어지는 행사를 마치 여성을 위한 여성의 행사로 치부해버리기도 한다.
미래의 기둥인 도내 여대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성주간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왜냐면 그동안 전북도를 비롯해서 각 시군이 여성주간 중 한 날을 정해 한정된 장소에서 기념식을 갖고 여성관련 업무에 공이 많은 사람이나 단체에 시상하고, 특강 한번 하는 것으로 그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념식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인데다 그 얼굴이 그 얼굴로 대상 또한 한정적이다.
이처럼 거의 형식에 가까운 기념식을 각 시군마다 별도 예산을 들여 개최하는데 따른 문제점이 매년 지적돼 왔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전시회 또는 문화행사를 하는 것으로 그 영역을 넓힌 기관도 눈에 띄긴 하지만 역부족이다.
여성주간을 계기로 펼쳐지는 각종 행사가 행사를 위한 일회성 소모성으로 전락해 아까운 예산만 축내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여성주간은 세상을 바꾸고, 미래를 여는 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축제 기간 그리고 양성평등의 인식이 확산되는 주간이 되어야 한다.
그간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던 여성의 잠재된 힘을 충분히 발휘해서 남녀공동체로 함께 힘을 모아 사회발전을 이끌어가는 사회주간으로 자리매김돼야 한다.
그리고 여성노인 등 소외된 계층, 다양한 계층을 수용해서 여성의 힘 모으기에 주력하는 주간이 돼야 한다.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도 끌어들여야 한다.
패러다임 변화 필요
다행히 여성농민을 대상으로는 전북여성농민회연합이 주관해서 한마당 잔치를 오늘 정읍 천변에서 열고, 전북여성장애인연대는 어제부터 내일까지 여성장애인 작품 전시회를 도립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므로써 여성주간에 함께 하고 있다. 여기에 전북여성노동자회도 7일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사용하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아직 평등치 못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주간만이라도 여성의 잠재적 역량을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끌어내기 위해 할 일이 많다. 양성평등 사회를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 변화가 필요하다.
해마다 맞는 여성주간이 진정한 양성평등과 여성의 권리를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주간이 되길 바란다.
/허명숙(본사 특집여성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