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뒷말과 여운 무성한 현직총경구속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직 총경이 구속됐다. 고위경찰관에 대한 형사처리가 흔치않은데다, 검찰과 함께 범죄척결의 한축을 맡고 있는 경찰의 고위간부가 뇌물수수혐의로 영어의 몸이 됐다는 점에서 뒷말과 여운이 무성하다.

 

검찰이 안모총경에 대한 뇌물수수혐의에 대한 정황을 포착한 것은 지난 4월. 경찰관수뢰사건의 장본인이랄수 있는 D건설업체 곽모씨가 자수하면서부터다.

 

지난달초에는 검찰이 안총경을 두차례에 걸쳐 소환, 수뢰여부를 직접 추궁하기도 했다. 그러다 검찰은 한동안 안총경수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않았다. 안총경이 소환당시나 지금이나 수뢰사실을 일체 부인하고 있기도 했지만, 검찰안팎에서는 '경찰과의 관계를 의식했다'거나 '정치권으로부터 외압을 받은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결국 검찰은 지난달 29일 공판전 증인신문을 통해 안총경에 대한 형사처리수순에 나섰고, 안총경은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98년∼2001년 적게는 1백만원에서 많게는 5백만원까지 9차례에 걸쳐 2천5백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지난 97년 총경으로 승진한 이래 부안서장, 분당서장, 강남서장, 경찰청 예산과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전북출신 경찰인맥의 선두주자로 불려왔었던 만큼 경찰안팎에서는 안총경의 구속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않는다. 검찰내 특정관계자를 겨냥해 폄하하는 소리도 적지않게 들린다.

 

이에대해 안총경은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며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법원이 검찰의 수사기록보다는 법정에서의 진술에 무게를 두는 법정중심주의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안총경-검찰간의 법정공방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과제는 검·경이 서로의 앙금을 털어내야 한다. 상대의 흠집을 들추기보다는 본연의 업무에 대한 특성을 인정하자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검찰이 지난 2월 경찰서 개보수공사와 관련해 7명을 경찰관을 긴급체포한지 벌써 5개월을 맞았다.

 

/정진우(본사 사회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