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핵 재난을 경고하는 "운명의 시계"(doomsday clock) 바늘이 곧 파멸의 시간인 자정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경고가 저명한 핵과학자에 의해 5일 제기됐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수폭금지 세계대회'에 참석한 핵 과학자 스티븐 슈워츠는 "10년전보다 지금이 훨씬 위험하다. 그렇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희박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핵과학 전문지인 "원자과학자회보"(the Bulletin of the World Atomic Scientists)의 발행인인 슈워츠는 교도 통신과 회견에서 "우리는 냉전이 종식된 이후 중요한 것을 잃었다"고 말하고 미국과 소련이 핵위협을 가하며 대치하던 냉전 기간에는 국제사회의 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오늘날에는 이라크 전쟁과 `9.11 테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아직 1만9천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양측이 모두 수천개의 핵무기에 대해 비상 발사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핵폭탄이 떨어진 지 5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에 엄청나게 중요한 정치적, 군사적 가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슈워츠는 북한에 대한 안보 우려로 일본이 핵무장을 고려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원자과학회보는 1947년부터 핵 공포의 정도에 따라 `운명의 시계'를 조정해 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17차례 시각을 조정했다.
운명의 시계는 지난 2002년 2월 27일에 자정 7분전으로 맞춰진 이후 아직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