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 익산컨트리클럽, 협상 타결 이후 새롭게 변신

엄철호 익산본부장

 

1920년 건설회사로 출발한 효자원은 99년 서주우유를 인수, 빙과·우유·청량음료를 만드는 식품회사로 업종을 바꿨다.

 

하지만 1년3개월만인 2000년 4월 우유를 생산하는 옥산 공장을 폐쇄했다.

 

회사 인수후 노조가 생기면서 '80년 무노조원칙'을 지키던 경영주는 노조와 양보없는 극한 대립을 보이다 끝내 몰락하고 말았다.

 

68년 설립된 경남 창원 공단 소재 태광특수기계도 산업기계 자동화 설비 생산업체로 연 6백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이름을 날렸으나 97년 IMF 외환위기 직후 자금난에 봉착, 상여금을 체불하자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결국 2000년 9월 노사 모두 공멸했다.

 

노사 관계가 불안한 경우 수십년에 걸쳐 피땀으로 일궈낸 기업이라도 순식간에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노동부가 발표한 '노사 협력 실패 사례 보고서'를 보면 원만하고 합리적인 노사 관계가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지를 더욱 생생하게 엿보게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불안한 노사관계를 이유로 폐업하거나 파산한 10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것인데 설립한지 24.4년이 되는 회사가 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분규 발생 겨우 230.2일에 그치고 있었다.

 

노사간의 오기다툼식 힘겨루기에서 시작된 대립이 얼마나 큰 부메랑이 되어 노사 공멸로 이어지는지를 실감케하고 있다.

 

사업주가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노조가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무시하고 사주를 불신할 경우 회사는 망할 수 밖에 없다는 이런 교훈속에서 익산컨트리클럽의 파업과 협상 타결 이후까지의 과정에 있어 노사 양측 자세가 회사 발전에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익산컨트리클럽 노사는 지난달 말 그동안의 앙금과 대립을 접고 무려 96개 조항에 이르는 단체 협약안을 완전 타결지었다.

 

회원들의 골프장 입장을 저지하는 육탄공세도 마다하지 않고 수십일째 철야 천막 농성을 하던 노조에 맞서 강경 자세로 일관하던 사측 모두가 서로의 공생을 위해 극적 타협점을 대립 4개월여만에 찾아낸 것이다.

 

익산컨트리클럽 노사는 새롭게 변했다.

 

노조는 노조대로, 경영진은 경영진대로 서로 상반되었던 입장을 이해하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자 혼연일체가 되어 뛰고 있는 모습은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진다는 진리로 이어지고 있다.

 

"노사가 한몸이 되겠습니다”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노사 서로가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 발전을 위해 힘찬 몸부림을 치고 있는 노사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퍽이나 다행스럽고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있다.

 

회사가 살아야 조합원이 살 수 있다는 인식을 노사 양측이 공유하면서 골프장 곳곳 플랭카드에 내건 그들의 의지는 명문 골프장으로써 거듭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하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장기간에 걸친 파업으로 영업 손실액만도 20억여원을 훨씬 넘어 경영적 어려움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84회 전국체전의 성공적 대회 개최와 지역 체육 발전을 위해 골프 경기장 제공을 마다하지 않고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노사를 볼때 익산컨트리클럽은 주위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고 있음을 엿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무튼 파업시 오기다툼식 힘겨루기를 보였던 익산컨트리클럽 노사가 극한 대립의 앙금을 훌훌 털어버리고 제 2의 도약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은 힘찬 박수를 받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