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메아리] 문화의 힘

 

비록 암흑과 공포의 터널이 아니드래도 만약 우리 인류에게 문화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들의 삶은 어떤 현장이 되었을까?

 

무릇 다른 동물 동물들의 세계가 궁금하게 비유되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그것은 정말 저주스럽고 초조와 불안 속에 더욱이나 밤이 되면 얼마나 두려워 했을까하는 비약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오르는 상상의 나래를 펴 보이다가 이내 가슴이 터져 날것만 같아 고개를 젓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란 무엇인가. 인간을 특징짓는 경우가 여러 가지 있지만 만물의 영장임을 일깨워주는 척도로서 가장 근본을 이루는 게 문화인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먹고사는 차원에 정체되지 않고 정신적인 계발을 추구하는 존재로서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영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는 그의 저서「원시문화」에서 문화는 지식?신앙?예술?도덕?법률?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정의하고 그렇게 규정된 문화는 인간에 의해서만 소유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언어?관념?신앙?관습?규범?제도?기술?예술?의례 등이 있다고 하였다.

 

보편적으로 생각할 때 문화의 존재와 그 활용은 인간고유의 능력 다시 말해 상징적 사고의 능력에서 기인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학술적인 차원을 비켜 현실적으로 일상적인 의미부여 속의 문화의 구조를 보면 수직적으로는 귀족문화와 서민문화 그리고 엘리트문화와 대중문화로 대칭 되고 수평적으로는 전통문화와 외래문화 그리고 지역문화와 중앙문화로 대칭 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문화에 대한 개념도 협의의 예술 및 정신적 산물에서부터 광의의 상징체계 혹은 생활양식으로 인식되고 문화에 대한 새로운 징후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화는 세태의 변화에 따라 전래의 고정관념을 깨고 배부른 자와 유한계급의 전유물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가 되어 생활문화 화되어가고 있다.

 

요즈음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장르간에 구분이 애매 모호해지면서 서로 다른 문화가 뒤섞여 새로운 문화가 창출되고 있는 판국이다.

 

눈을 뜨고 둘러보면 과시문화의 질풍노도의 시대라고 할 만 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나타나는 퓨전문화가 대중적 관심을 끌고있는 가운데 마치 이율배반적인 것처럼 보였던 문화와 경제의 공존시대가 열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새 문화의 진전은 우리들이 기본생계에 찌들려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에 훌쩍 뛰어 넘어와 경제학에서 말하는 3대요소인 토지?노동?자본이상의 주요한 자본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여태까지의 원칙론 적인 관념을 깨끗이 뒤엎고 있는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옛것을 알려고 하는 것은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새것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인지가 깨어 세상이 열리고 생활이 보다 편리하게 되는 일을 문화라 믿고 거기엔 진리가 열리고 발전향상 하려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이 또한 참된 문화임을 의식하면서 안일하게 명실상부한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과 지방의 문화격차가 적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등 선진국들은 모처럼 만에 다듬어진 우리들의 값진 의욕을 훨씬 앞질러가서 문화와 관광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됨을 꽤나 일찍이 간파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으로 규정짓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이미 문화의 힘을 통해서 국가경영의 새로운 지표를 구축하고 모두가 함께 나누는 따뜻한 문화시대를 열어 가는 것을 국가정책의 우선순위로 꼽아놓고 있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의식과 투자가 없는 곳에서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곳이 결코 아니라는 문화교훈이 있다. 제아무리 편리한 생활여건이 갖추워 졌다해도 문화가 없다면 무의미한 삶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전북은 타지역에 비해 남다른 역사와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유망한 문화산업의 원천을 다듬어 내기엔 너무도 옹색한 편이다.

 

도민전체가 유기적인 혼연일체가 되어 자발적으로 연대하는 응집력이 너무도 빈약한 것이다.

 

장소판촉론이란 지역발전의 최신이론에 따르면 관계자산이라 하지 않는가 이는 조직적인 제도 자산과는 대조가 되는바 이를테면 옆집에 불이 난 경우 비상연락망이나 동장이 방송을 해서 불을 끄러 가는 경우는 조직화된 제도자산에 의한 행동이고 그렇지 않고 이웃이기에 자발적으로 불을 끄러 가는 경우는 비공식적인 관계자산의 덕분인 것이다.

 

지역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돈으로 거래되지 않는 상호의존성이 특징인 관계자산의 넉넉함이 우선되어야 한다.

 

같은 전라도이지만 우리전북은 남도에 비할 바가 못된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고 그 해법도 사람이 열쇠다. 관계자산을 만드는 것도 사람의 태도와 능력에 달렸다. 거도적인 캠페인이 우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창문화원장 이 기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