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체전은 함께 즐기는 잔치다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제84회 전국체육대회의 성화가 10일 마침내 타오른다.

 

체전이 열리는 일주일동안 도내 14개 시·군을 찾게 될 선수와 임원만 2만2천여명에 이른다고 하니 도내에서는 흔치 않은 대규모 행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회 성화가 봉송되고 있고 개막일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데도 도민들의 관심은 냉랭하기만 하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르면서 체육행사에 대한 주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탓이다. 월드컵 축구를 직접 보았고 또 프로야구도 메이저리그를 안방에서 즐길 정도로 스포츠를 보는 관객들의 눈높이는 적어도 세계적 수준이다.

 

얼마전에 열렸던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우리 나라가 몇위를 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 전국체육대회에 관심을 요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매스게임등 개·폐회식 공개행사와 관련, 학생 동원계획에 발끈하고 나섰던 학부모들도 '대다수 국민이 관심을 두지 않는 행사를 위해 학생들이 수업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폈다.

 

결국 개·폐회식 행사를 주관한 전북도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 연습기간을 크게 줄여야 했다. 역대 어느 대회때보다 개·폐회식 연습기간이 짧았지만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제 준비는 모두 끝났다. 그리고 올 체전은 전국체전 사상 처음으로 도내 전 시·군에서 분산 개최된다. 체전을 축제로 즐기려는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더욱 요구되는 이유다.

 

전국체육대회는 각 시·도 선수들이 순위를 다투는 각축장이 아닌 주민들과 함께 하는 체육인들의 축제다. 그리고 그 잔칫상이 올해는 전북지역에 놓였다.

 

과거 우리 지역에서 열렸던 체전은 항상 '인정체전'으로 기록됐다. 다른 지역보다 선수단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배려가 많았다는 뜻이다.

 

전주 월드컵대회때 보여주었던 도민들의 관심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올 선수들에게도 필요하다. 그리고 모처럼만에 우리 고장에 차려진 잔치를 함께 즐겨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