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한 살의 ‘아줌마 체조 요정’, 박지숙(31).
누구든 한번 정도 들어 봤음직한 그 이름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한국 여자체조의 간판스타였던 전북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체조선수로는 환갑 나이와 다름없는 서른 한살. 그가 2001년 복귀를 선언했을 때 박수보다는 고개를 갸우둥했던 사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바로 나이때문이었다. 유연성이 요구되는 체조는 다른 종목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1년 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체조 사상 최초의 '아줌마'선수로 복귀,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한 복귀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체전의 의미는 남다르다. 대학졸업 후 고향을 등졌던 그는 10여년만에 다시 전북대표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박지숙은 전북체고와 전북대를 거치며 내리 7년동안 전북에 26개의 금메달을 바쳤다. 91년 체전에선 전관왕(6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올초 전국체전을 위해 도체육회의 '긴급 호출'을 받은 그는 체조인생의 마지막을 체전에서 고향에 금메달을 안겨주기 위해 불태워왔다. 오전 6시부터 후배들과 시작되는 혹독한 훈련 속에서 후배들을 호되게 혼내기도 했지만 늘 큰언니처럼 생활했다고 체육계 사람들은 전했다.
고달프고 힘든 선수생활을 시작한 것에 대해 “고향을 위해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고 되물었던 그는 12일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체조 개인·단체전에 출전해 후배들과 함께 은메달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