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통계만큼 신뢰성이 가지 않는 통계도 흔지 않을 것 같다. 외국인 관광객 숫자야 출입국 관리소에서 체크되기 때문에 달리 불신을 보낼 필요가 없겠지만 국내에서 이동하는 관광객 수는 정확한 숫자를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관광객 숫자를 꼬박꼬박 챙기는 곳이 있다. 전북도청 관광진흥과의 '주요 업무'중에 하나가 바로 관광객 수를 파악하는 일이다.
분기별 통계를 발표하는 이곳에서 때 아닌 10월중 관광객 수를 발표했다. 전국체전때 1백60만명, 세계서예비엔날레에 15만명, 전주세계소리축제에 34만명, 전주게임엑스포에 5만명, 전주발효식품엑스포에 25만명, 기타 고창모양성제·익산보석축제 등 시·군축제에 29만명 등 3백8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했다.
이기간중 1천5백억원에 이르는 관광지출이 이루어져 전북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까지 친철하게 덧붙였다.
이벤트가 집중돼 얼마만한 관광객이 다녀갔는지 궁금할 수도 있고, 그런 점에서 전북도가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칭찬도 받을 법하다.
그러나 10월이 지나기도 전에 이처럼 부랴부랴 관광객 수를 발표한 데는 다른 배경이 있다. 9월말까지 관광객 수가 1백만명 줄었다는 보도(27일자 본보) 때문에 관광행정을 잘못하는 것으로 비춰질 것이란 우려에서 발표했다는 것이다.
관광객 수를 관광정책의 자료나 관광행정의 반성의 자료로 활용하려는 생각 대신 홍보 정도로 인식하는 전시 행정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렇지 않아도 관광객 통계에 신뢰성을 보내기 어려운 마당에 홍보만을 생각하는 행정에서 어떻게 통계의 신뢰를 가질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발효식품엑스포 관광객 수는 조직위가 발표한 21만여명보다 4만명 부풀려졌다는 점을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