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통가 최고의 히트 마케팅은 '10년전 가격'이다.
이미 서울에선 지난달부터 할인점뿐 아니라 백화점까지 '10년전 가격으로 모신다'는 홍보문구를 내세워 '고객 모시기'전쟁을 벌여왔다. 바지나 블라우스 판매가격이 채 5천원도 안되는 등 거의 땡처리수준의 가격을 앞세워 불경기를 탈출하려고 안간힘이다.
먼 동네 얘기로만 들리던 10년전 가격행사가 전주에서도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1호점 개점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일부터 200여 상품을 10년전 가격으로 팔고 있는 이마트에는 연일 쇼핑객들로 넘쳐난다. 행사내용을 소개하는 전단지를 들고 상품을 찾아다니는 알뜰 소비자로 북새통을 이룬다.
최근 매출성장곡선이 주춤했던 이마트 전주점은 이번 행사로 평소대비 평균 30%이상의 매출증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이 소식에 농협하나로클럽이 긴장했다.
하나로클럽 역시 지난달말부터 일주일동안 '상상초월 10년전 가격'행사를 벌였다. 매일 10여품목이상을 선정, 10년전 가격으로 파는 한편 다른 상품들도 평균 30∼50%까지 깎아주는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전개했다. 이 행사로 내점고객이 20%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문제는 이마트의 예상을 초월하는 행사 대박. 하나로클럽은 즉시 이마트 행사내용을 파악, 가격조정을 단행했다. 최저가격 신고보상제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하나로클럽 단골고객을 이마트에 빼앗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가격조정폭은 10년전가격 플러스 알파. 이마트보다 싸게 팔겠다는 것이다. 행사일정도 조정했다. 맞불을 놓겠다는 작전이다.
이들 할인점 가격경쟁을 두고 출혈경쟁이 아니냐는 지적은 의미가 없다. 2만여종이 넘는 취급상품가운데 고작 1%에 달하는 200여 품목때문에 고객을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이다.
고객을 놓고 벌이는 10년전 가격전쟁, 소비자들이여 포탄을 주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