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생태하천 속 모습

 

'전주천 되살리기'는 전주시가 역점을 뒀던 성공한 사업중 하나다. 자연형 하천으로 생태계 복원했다하여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다.

 

각종 오·폐수로 악취가 진동하던 전주천에 맑은 물이 흐르자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쉬리, 모래무치·다슬기가 서식하고 석양이면 백로들이 떼로 날아 들어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양쪽 둔치에는 각종 운동시설이 조성되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도 개설됐다. 매일 새벽이나 저녁이면 조깅하는 시민, 산책하는 부부나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고 활달하다. 주차장으로 사용했던 둔치에 한 때 유채꽃을 심어 장관을 이루더니 요즘은 갈대숲이 조성되어 도심속 자연의 풍광이 더 없이 아름답기도 하다.

 

하천의 물줄기도 곧게 바로 잡기보다는 자연석을 깔아 구물구물 원래의 형태로 복원하여 물고기의 서식환경을 조성했다. 한 때 필요없이 예산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지적이 없지 않았지만 한벽루에서부터 덕진보까지 시내 중심가를 흐르는 전주천이나 삼천의 몰라보게 정도된 천변 풍경은 '과연'소리를 절로 나게 한다.

 

그러나 전주천 되살리기의 예찬은 여기까지다. 겉으로 보이는 치장이 백점이라면 보이지 않는 끝마무리는 제로에 가깝다. 어제 본보 사회면에 보도된 '악취 풍기는 생태형 하천'의 속 모습이 발로 그 꼴이다. 시작이 좋으면 마무리도 좋아야 하는데 그 끝이 덕진보(德津洑)에 막혀 영뒤틀려 버리지 않았나 싶다. 덕진보라면 적어도 도심을 관통하는 물줄기의 끝부분이다. 그러나 시대확장으로 팔복동이나 덕진동 주민들에겐 사실상 코 앞 하천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곳에 보를 막아 온갖 퇴적물들이 여기에 침전되어 악취를 진동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 시민들이 고통을 받을 정도라면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전주천 물이 아무리 맑아 졌대도 여기서 잡은 붕어나 메기 쉬리등은 먹지 않는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당국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취입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철거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맑은 물이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이 보를 철거하고 습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이다. 얽을 얼굴에 분칠만 덕지덕지 한다고 흉이 가려지는게 아니다. 알고 보니 전주천 맑은 물도 겉만 번지르르 했다는 소리를 안들으려면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