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18일 공석중인 도의회 전문위원에 도의회사무처 경리담당 임인덕씨를 임명했다. 유철갑 도의회의장이 임씨를 별정직 전문위원으로 추천한 뒤 한달여 동안 지루하게 계속돼 온 도와 도의회의 줄다리기가 마침내 끝난 것.
그런데 상당수 공무원들은 이번 줄다리기의 끝을 홀가분하게 느끼지 않고 있다. 결과가 기대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한달전, 강현욱지사가 도의회 의장의 전문위원 추천에 대해 "결코 그런식으로 인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만 해도 상당수 공무원들은 이번에는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동안 전북도 인사가 '도의회에 의해 휘둘린다'는 둥, '승진하려면 도의회에 줄을 대야 한다'는 둥 별의별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전북도가 중심을 잡고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고 직장협의회의 입장표명도 이같은 기대를 뒷받침 했다.
그러나 18일 전북도가 임씨를 서둘러 전문위원으로 인사발령 하자 많은 공무원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례회를 앞두고 도의회와 유화적인 관계를 바라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인사권자로서 너무 유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결론에 이를 것이라면 차라리 애초부터 도의회 의장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는 것만 못했다는 말도 나왔다.
물론 전북도는 도의회가 이번 인사추천에 대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뜻을 같이했다'는 전문위원의 추천공문을 접수했기 때문에 '의장 개인'이 아닌 '도의회'의 추천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열배수 내에서 발탁된 인사는 집행부와 교류할 수 있으나 서열배수 밖의 사람이나 외부인사를 기용한다면 일반직 전환 및 집행부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공직협의 건의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상당수 공무원들이 이번 인사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인사질서가 무너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누가 무엇이라고 답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