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정당의 정체성과 진로

 

민주당의 추미애 의원과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이 18일 전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8일 실시되는 대표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대표 경선은 조순형, 추미애 의원의 양자 구도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의원은 이날 "지금은 분당 사태로 인해 초래된 위기를 극복하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것인지, 아니면 반쪽만 남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수구세력으로 전락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위기감이 드러나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내년 1월이나 2월에 행해질 당의장 선거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원기 공동의장이 당의장 간선제를 주장하자, 정동영, 신기남, 천정배 의원 등은 당의장 직선제는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에서 압도적 다수로 이미 결정되었다며 김원기 의장을 비판했다. 우리당도 조금만 잘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치열한 싸움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우리당이 위기국면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찾느라 내부 논란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권과 당의 노선 및 진로 등을 둘러싼 투쟁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한국정치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당노선 싸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상당 부분 세대 대결의 양상도 같이 띠고 있다는 것이다. 4-50대의 의원들이 60대와 겨루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한국사회가 IMF 이후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여 왔고 아직 변화의 방향타를 잡지 못해 이의 방향을 둘러싸고 세대적 경험이 다른 집단들이 겨루는 모습이다.

 

민주당과 우리당 못지 않게 한나라당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도 세대 대결의 모습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나이를 들먹이며 특정 나이 이상은 물러나라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여당에서 야당까지 모두 새로운 정체성과 방향을 찾아야했던 적이 한국정치사에 드물었다. 앞으로 1년 사이에 어느 정도의 방향성이 드러나고 이를 선도하는 노선과 지도자를 갖춘 정당이 그렇지 못한 정당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정당의 혼란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각 정당이 국민의 입장에서 풀어 가면 문제가 보다 쉽게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