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60) 전 동아그룹 회장의 전 부인인 `펄시스터즈'의 멤버 배인순(55.본명 김인애)씨의 소설같은 삶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있다.
`30년만에 부르는 커피한잔'이란 자전소설을 발표해 최 전 회장의 애정행각을낱낱이 폭로하고 50대 중반에 인생의 새출발을 선언하고 나서 온통 장안을 술렁이게하고 있다.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쇄도하는 인터뷰를 피해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있는 한리조트로 은둔해 있던 배씨는 21일 아침 SBS의 `한선교.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출연해 자신에게 쏠려 있는 관심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가 폭발적 관심을 끄는 것은 1968년 미모와 가창력을 겸비한 가수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내 속을 태우는구려"를 열창하다가 76년 대기업 회장의 `안방마님'으로 변신해 뭇여성의 부러움을 한몸에 샀던 이른바 `1세대 신데렐라'에 속하기 때문이다.
배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전소설 출간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최 전회장과) 따로 앞 집에서 살고 있는데 용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너희 엄마한테 달라고 해라'고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 순간 아무 말 하지 않고 돈을 부쳐줬다. 용돈을안 줘서 내게 상처를 주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슴 한켠에 남아 있던 한이 화가 돼 새로운 일에 방해가 됐다. 새출발을 하고 싶었다. 포장된 마음으로 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는 설명을 덧붙여 제2의 삶을 살기 위한 모티브로 삼았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위자료에 대해서도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주겠다는 위자료 25억원 중 절반밖에 못받았어요. 마지막 헤어지는 날까지 아이들의 아버지라고 생각했어요. 약속을 지켜주리라 믿었는데 지금도 지키지 않고 있어요. (내가) 너무 바보같았어요. 돈을 떼인 것이죠. 전생에서 내가 떼어먹은 것을갚았다고 후련하게 생각했어요." 자서전에서 자세히 공개한 최 전 회장과 연예인들의 애정행각에 대해 그는 "더이상 말하는 것은 사양하겠다"면서 "(책에 J, L, E 등 이니셜로 소개된 분들의) 반응은 없었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을 왜 말리지 않았는가'라는 물음에는 "안했다"라고만 짤막하게 언급해 최 전 회장의 노골적 스캔들로 겪은 `심장이 멎는 듯한 분노와 배신감'이 얼마나큰 것이었는지 짐작케 했다.
`어떻게 힘든 결혼생활을 오래 견뎠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여자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이 작용했던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도 `참아야지 어떻게 하나'라는 조언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충고와 조언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참지 못한 것은 "아이들 문제와이혼문제에 대해 나한테 말 한 마디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갈 데까지 갔다고판단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헤어지기 전인 97년에서 98년초 사이에 (최 전 회장이) 저를 아이들의 엄마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 때는 정말 아침이 오는 게 무섭고두려웠어요. 약(藥) 한 알 먹고 눈감고 싶은 나날을 수없이 보냈어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가던 그는 "이혼을 앞두고 언론담당 전담반을 두고 철저히 저를 괴롭혔다. 모 연예인과의 염문설 등 악성루머를 인력을 동원해 퍼뜨리기도 했다. 심증으로 그렇게 했다고 믿었다"고 톤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책에서 거론된 당사자들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소할 자신이 있다"고 피력하고 "(최 전 회장과 애정행각을 벌인) 여자연예인들이 스스로 결정한 만큼 피해자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정색을 했다.
`그 당시 피해자는 나 자신'이라고 목청을 높인 배씨는 "그 여자들이 강요에 의해 한 일이 아니잖은가"라고 반문했다.
"가슴이 아프지만 서로 겪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자신을 포장하고 있는 삶을없애고, (새로운) 옷을 입고 살고 싶었어요. 후회는 없어요. 저지른 일인데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요." `어두운 과거는 접고 밝은 미래는 열겠다'는 의지는 "내년 2월에 새 음반을 내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다짐에서도 거듭 드러났다. "출반 앨범은 같이 활동했던동생(배인숙)과 만드는 리메이크 음반이 될 거예요. 여기에는 `커피 한 잔' `싫어'등 대표곡이 실릴 겁니다." 그러나 내년초 새 앨범출시가 60년대 후반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옛 여성그룹 `펄시스터즈'의 재결성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은 아직 경계했다. "아픔을 딛고 이 나이에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새 음반이) 제 나이 또래의 분들에게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때마침 배임 및 분식회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전 남편 최원석씨는 20일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 모습을드러내 이목이 집중됐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배인순씨의 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책을읽어보지 않았다. (책내용은) 잘 모르는 일이다. 관심도 없다"고 짤막하게 대답하고는 10여명의 수행원들과 법원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