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는 17일에도 저항세력의 폭탄테러 공격과 미군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이 벌어지는 유혈사태가 이어졌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거지역인 알-바야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17일 오전 6시께(현지시간) 폭탄을 적재한 유조차가 폭발, 때마침 교차로를 지나가던 한 차량에 탑승한 4명이 모두 숨지는 등 최소한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유조차 폭발원인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미드 사바 파헤드 바그다드 경찰서장은 "아무런 (군사적) 목표가 여기에는 없다"면서 "이것은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폭발한 유조차가 석유를 적재하는 대신 폭발물을 가득 싣고 있었다면서 "민간인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아흐메드 카드힘 이브라힘 이라크 내무차관은 폭탄을 실은 트럭이 교차로 인근 한 경찰서를 향해 속도를 높여 질주하다가 미니버스와 충돌해 폭발이 일어났다고 경찰서를 겨냥한 폭탄테러임을 시사했다.
그는 후세인 체포에 항의하는 추종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하면서 "그들은 어리석은 지도자의 복수를 시도하고 있다"고 테러행위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다른 경찰 관계자는 "폭탄을 실은 유조차가 폭발했다는 설과 함께 조그만 차량이 우연히 유조차에 부딪쳐 폭발이 일어났다는 설이 있다"고 이번 폭발이 테러가 아닌 사고일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 목격자는 "교차로에서 미군 차량이 지나가고 유조차가 미군 차량을 쫓아가려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런데 한 흰색 민간차량이 사고처럼 그 유조차량과 충돌해 폭발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군은 이날 새벽 이라크 저항세력의 거점 중 한 곳인 이라크 북부 사마라에서 대대적인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계속했다.
미 제4사단은 새벽 2시부터 사마라 일대를 완전 봉쇄한 채 무장 차량과 공격용 헬기까지 동원한 채 저항세력 색출을 위한 불시 가가호호 수색에 벌여 핵심 수배자 29명 중 8명을 체포했다.
미군은 이에 앞서 15∼16일 양일간 사마라 인근에서 핵심 자금책이던 카이스 하탐을 비롯한 저항세력 조직원 88명을 체포한 바 있다.
미군은 "자유를 선택한 선량한 이라크 주민을 위협하고 이라크를 파괴하는 저항세력과 극단주의자들을 선별해 고립시키기 위한 작전"이라면서 이 같은 공격적인 작전이 향후 수일간 계속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