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를 살려 주세요”
진안 주천초등 고영춘어린이(12)의 딱한 사정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얼굴도 보기전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네살때 집을 나가는 바람에 할머니(박원순·69)와 콩죽을 먹으며 자라온 영춘군은 최근 할머니마저 폐암말기로 부산에 있는 병원에 입원한 상태여서 혼자 밥을 지어먹으며 학교에 다니고 있는 딱한 실정.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주천초등 학생들이 전교 어린이회의를 열어 12만원을 모금했고 교직원과 49회 졸업생,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나서 1백여만원을 모아 영춘군에 전달했다.
이 자리서 영춘군은 "어려움을 기필코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이 되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씩씩하게 말하면서도 "우리 할머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울먹여 주위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기도.
이학교 한일랑 교장은 "영춘군이 고단한 가정생활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밝게 생활해 온 대견스러운 학생”이라면서 "앞으로 용기를 잃지 않고 건실하게 자랄 수 있도록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