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마음속의 사표라도 내라

 

‘첫번째 기대-도내 체육계, 체육회 사무처장 체육인출신 기용 한 목소리’

 

‘ 두번째 기대-도체육회 이사 전원 사표...처장직 공무원 파견에 집단 반발’

 

지나친 기대였던 것 같다.

 

도체육회 사무처장 교체와 관련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체육계. 공무원 파견에 대해서도 그다지 불만스럽지도 않은 분위기다.

 

오히려 애써 외면하는 듯 하다. 그래서 더 아쉽다.

 

적어도 인사발표 전에 체육인출신 처장이 필요하다는 체육계의 입장을 정리해 전달했다면, 그것이 어려웠다면 체육회 이사 몇몇이라도 이런 뜻을 전했다면 인사가 발표된 지금 이렇게 허무하진 않았을 것 같다.

 

이런 아쉬움은 신임 처장 개인에 대한 우려나 물러난 처장에의 안타까움 때문은 물론 아니다. 공무원 파견이 전북체육을 뒷걸음질 시킨다고 예단(豫斷)하기 때문도 아니다.

 

다만 전국체전 이후 불거진 사무처장 교체설과 관련한 도체육회 50여명의 이사진과 마흔 다섯개나 되는 경기단체, 그리고 이른바 ‘체육인’이라는 꼬리표를 단 모든 사람들이 보여준 한달반 동안의 행태를 되짚어 볼때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교체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만난 체육인들은 한결같이 “자존심문제다”, “공무원 파견의 아쉬움은 이미 두차례나 경험했다”는 말로 사무처장 공무원 파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처장 자리를 두고 하마평이 이어졌지만 적어도 ‘공무원 불가’라는 입장은 통일된 듯했다. 꼭 거기까지였다.

 

처장 후임인사가 발표된 26일 도내 체육계는 ‘전 처장의 사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며 공무원 파견은 과도기 체제’라며 별 이견 없이 받아들였다.

 

물론 공무원 파견이 일시적이고, 이후 인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교감이 있는지도 모를일이지만 분명한 것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체육계의 행태로는 앞으로 어느 것 하나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체육인을 대표하는 도체육회 이사 모두는 ‘마음속의 사표’라도 제출해야 하지 않을까. 침묵하고 방관했던 죄를 스스로에게 되묻는 일, 자기반성없이는 1년 후, 또 언제든 낙하산 인사에 고개 숙인채 구두끝만 쳐다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