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특집]설 연휴 극장가 '토종-용병' 관객몰이

 

2004년 올 한해 '빨간 날'이 줄어들어 직장인과 학생들 모두 울상이라지만, 이번 설날은 연휴와 주말이 맞닿아 있어 5일간의 긴 휴가를 보너스로 받은 것 같아 괜시리 기분 좋다. 왠지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넉넉한 설 연휴. 그 틈새에 극장가 산책도 끼워넣자.

 

'실미도' '내사랑 싸가지' '말죽거리 잔혹사' '빙우' '페이책' '라스트 사무라이' '피터팬' '반지의 제왕' 등 장르도 출연배우들도 화려해 보는 눈이 즐겁다.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4대4로 맞짱 뜨는' 전주 극장가는 한국영화의 우세가 조심스레 점쳐지지만, 어쨌든 고향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처럼 푸짐하다.

 

'말죽거리 잔혹사(감독 유하)'의 배경은 1978년 개발 붐에 들어선 서울 강남 말죽거리의 남자 고등학교지만, 전북에서 100% 촬영됐다. 지난해 6월 전주 봉동순환도로에서 크랭크인해 정읍칠보중학교·전주경기전 뒷골목·군산시내 일원·전주전일고 앞 버스정류장 등 전북의 풍경이 스크린 안에 가득하다.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라고 읊은 감독 유하 역시 고창 출신.

 

여성팬들을 가슴 설레이게 만드는 권상우를 필두로 이정진·한가인이 군사독재사회를 닮은 폭압적인 학교 분위기 안에서도 고교시절의 꿈과 사랑, 낭만을 전한다. 짙푸른 남색 교복과 선도부, 성인용품 공급책, 모범생과 싸움만 잘 하는 친구 등 7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한동안 추억에 젖을만 하다.

 

액션 서사극 '라스트 사무라이(감독 에드워드 즈윅)'는 일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배경 역시 일본이어서 '일본색이 짙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남북전쟁 후 군인의 덕목들이 실용주의와 개인주의로 밀리자 이에 혼란스러워 하는 미군 알그렌 대위(탐 크루즈)가 서구문화 유입으로 홍역을 앓고있는 일본에 신식 군대 조련을 위해 파견된다. 점차 사라져가는 사무라이의 정신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동화되어 간다는 내용.

 

동학농민군이나 임진왜란의 이순신을 소재로 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한 네티즌의 글이 머리 속에 씁쓸하게 남는다. 주연을 맡은 톰 크루즈가 영화촬영을 위해 12kg이나 체중을 늘였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진다.

 

이미 15회가 넘게 영화·TV 드라마·애니메이션 등으로 만들어졌던 J. M. 배리의 명작

 

동화 피터팬이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영화 '피터 팬(감독 P.J. 호건)'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으로 여성의 성장을 그려낸 P. J. 호건 감독이 여주인공 웬디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담았다.

 

'후크 선장은 음악을 사랑하고 외로움을 잘 탄다?' '웬디가 후크에게 매력을 느꼈다?' 지금껏 알고있는 예쁘장한 어린이 동화가 아닌, 원작을 가장 충실하게 담고 있는 작품이다. .

 

'페이첵(감독 오우삼)'은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작가 필립 K. 딕의 원작을 오우삼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겼다. '데어 데블'의 벤 에플릭과 '킬빌'의 우마 서먼 등 제작진부터 배우까지 화려하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거 기억들을 맞춰나가는, 긴장감 넘치는 영화다.

 

'반지의 제왕' 완결편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감독 피터 잭슨)'은 3년만에 끝맺는 판타지 모험물이고, 684 북파부대원들을 다룬 '실미도(감독 강우석)'는 영화 끝에 올라가는 자막에 가슴 한 켠이 답답해진다. 인터넷 소설을 영화화한 '내사랑 싸가지(감독 신동엽)'도 가볍게 웃고 즐기기에 '딱' 좋은 영화. 캐나다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산악인들의 사랑 '빙우(감독 김은숙)'는 유난히 눈이 귀한 올 겨울 눈부시도록 하얀 설원이 스크린을 넘어 가슴까지 가득 채운다.

 

참, 영화 관람비는 7천원. 숫자 계산에 머리가 아프더라도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영화관람의 필수품 팝콘값 정도는 아낄 수 있다.

 

프리머스에서는 TTL·TING·UTO·CARA·Leaders Club 카드로 2천원이 할인되며,

 

BC 카드-쉬즈·레포츠·i-NEED·K-one·KTU·T@T·I-WIN·FINE WEEKEND·My Home Love· 검찰가족복지회카드로 결제시 1천5백원 할인받을 수 있다. 전주씨네마는 전북비자, 삼성카드, SK텔레콤·KTF카드 2천원씩, 아카데미아트홀은 삼성카드로 최대 3천원, LG텔레콤 2천원, BC카드 1천5백원, SK텔레콤·KTF 카드 1천원씩 할인된다. CGV전주는 LG텔레콤 2천원, CJ국민카드·CJ BC카드·CGV 삼성카드는 3천원 할인받을 수 있다.

 

군산 시네마우일은 국민카드 경우 1천5백원, 차 1대당 1만3천원인 금강하구둑자동차극장은 LG카드2030·LG레이디카드 경우 주말 및 공휴일에는 2천원 저렴하다.(평일 4천원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