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 혐의로 구속기소돼 부산구치소에 수감중이던 안상영(64) 부산시장이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일 오전 1시5분께 부산 사상구 주례동 부산구치소 병사 상층 10호실에 수감중이던 안 시장이 러닝셔츠를 찢어 만든 끈으로 병실 출입문 옆 1.97m 높이의 선풍기걸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순찰 근무자가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진흥기업 박모(74)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안시장은 또 다른 사건인 동성여객 뇌물수수건으로 지난달 29일 서울지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가 사건이 부산지검으로 이첩되는 바람에 3일 오후 1시께 부산구치소에 재이감됐었다.
병실엔 통상 필기구가 비치돼 있으나 구치소측은 안 시장이 아무런 말도 남기지않았다고 밝혔다.
구치소 관계자는 사건정황과 관련해 "평소 읽던 책들을 쌓아 먼저 끈을 선풍기걸이에 매단 뒤 목을 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치소측은 안 시장이 부산구치소로 재이감될 것으로 보고 책 등 안 시장의 소지품을 당초 수감했던 10호실에 그대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시장이 수감된 병실은 침대없이 매트리스만 깔린 1.7평 남짓한 독방으로, 구치소측은 취침시간인 오후 8시 이후 당직 근무자가 순찰을 돌았지만 안 시장의 동태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시장은 부산구치소로 돌아온 뒤 의료체크를 받았지만 소화불량 등 평소 앓고있던 지병외에 큰 이상이 없어 의료병동인 병사에 수감됐으며, `장거리 여행을 했더니 피곤하다. 일찍 자야겠다'며 취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구치소측은 "안 시장이 부산으로 재이감된 뒤 이상징후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재소자 관리소홀에 대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교정국 직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부산구치소에 급파해 안 시장사망경위를 비롯한 재소자 관리 실태에 대해 조사키로 했다.
자살배경과 관련해 처조카이자 시장선거당시 참모였던 김영일씨는 "부산구치소로 돌아온 직후인 3일 오후 3시30분께 면회때 평소 지친 모습과는 달리 편한 모습을보였다"고 말해 안 시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부산구치소로 이감되면서 이미 중대 결심을 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안 시장의 측근은 "안 시장이 오는 9일 진흥기업 뇌물수수 사건 선고공판을 앞두고 새로운 뇌물 혐의가 추가되면서 심한 자책에 빠졌으며, 이같은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안 시장의 시신이 가안치된 부산 사상구 주례동 삼선병원에서 유가족 참관하에 검시를 했으며, 자살이 명백할 경우 유가족들이 부검을원치 않는 만큼 오후중으로 시신을 유가족들에 인계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안 시장의 사망에 따라 서울지검에서 이첩된 동성여객 뇌물수수 사건중 안 시장 연루 부분은 내사종결키로 했으며, 오는 9일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었던 진흥기업 수뢰사건도 공소기각결정을 하기로 했다.
한편 충격에 휩싸인 부산시는 긴급 실.국장회의를 갖고 검찰 등 관계당국으로부터 시신을 인도받는대로 영락공원에 빈소를 마련키로 했으며, 장례를 부산시장(市葬)5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안 시장이 수뢰혐의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관선 2년, 민선 6년 등8년간의 부산시장을 역임하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고 현직 시장인 만큼 시장으로 장례를 치르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따라 안 시장의 자살이 사망으로 인한 궐위에 해당돼 이미 예정돼 있는 올해 선거일정에 따라 오는 6월 10일치러진다.
안 시장은 지난 63년 서울시청 근무를 시작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서울시 도로국장, 도시계획국장, 종합건설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88년 부산시장, 90년 해운항만청장을 지냈으며 98년 민선 부산시장으로 당선된 후 2002년 재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