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건강 '비상'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어린이가 진료를 받고 있다.../이강민기자 이강민(lgm19740@jjan.kr)

 

피부가 몹시 목말라하는 시기다. 추운 겨울, 실내 생활과 건조한 날씨 탓에 이맘때쯤이면 피부 가려움증, 이른바 '피부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피부를 덮고 있는 각질층이 약해지고 피부보호막이 손상되면서 그만큼 수분공급이 원활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건조한 실내가 주 환경적 요인. 하지만 목욕을 자주하고 비누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피부가 자극을 받아 가려울 수 있다. 피지 분비량과 수분량은 줄어드는데 이를 자꾸 닦아내면 피부는 더욱 건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욕보다는 10∼15분 정도의 간단한 샤워가 적당하며, 가급적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세척력이 약한 유아용 비누가 좋다. 물론 때를 미는 것은 삼가야한다. 목욕 후 수건으로 몸을 닦을 때에는 문지르지 말고, 수건을 몸에 톡톡 두드리면서 닦는 것이 좋다. 피부에 물기가 남아있을 때 로션 크림 오일 등의 보습제가 효과적이다.

 

실내온도는 섭씨 18∼20°가 적당하며, 가습기를 이용해 습도를 유지해야한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화장실 문을 열어두면 습도 조절에 효과가 있다. 또 수면을 취할 때 내복을 입으면 몸을 건조하지 않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또 우울할 때 더 심하게 느껴진다.

 

가려움증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위가 있다. 주로 귀와 눈두덩, 콧속이나 외음부 등에 가려움증이 많다. 머리, 다리, 손바닥과 항문 등 특정 부위가 가려운 때도 있다.

 

하지만 가렵다고 피부를 긁는 것은 금물. 피가 나거나 딱지가 생길 수 있으며, 2차 감염에 의한 습진이나 염증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아의 10∼30%에서 발병될 만큼 흔한 질환 중 하나인 아토피성 피부염 어린이들에게는 가려움증때문에 겨울이 '고역의 계절'이다.

 

겨울 살을 에는 바람은 얼굴을 붉게 하는 얼굴홍조증도 일으킨다. 영하권 추운 곳에서 수축된 피부 속 혈관이 실내에서 갑자기 확장되면서 생기는 증상. 얼굴 홍조는 감정의 기복에서도 나타나지만, 기온 등 외부 요인에 의한 혈관 수축과 확장의 반응이 심하면 질병으로 간주된다. '딸기코'가 자주 생긴다면 문제다.

 

얼굴 홍조는 급격한 실내외 온도차가 주원인이므로 이를 최소하는 게 중요하다. 간단한 방법으로 실내에 들어갈 때에는 미리 손바닥을 문질러 열을 내고 두 볼에 가볍게 마사지를 해주는 게 좋다.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목욕을 하는 경우 피부 건조증 예방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혈관 확장의 주요 원인인 자외선 노출에 대비,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운동은 열이 많이 나지 않도록 운동량 조절이 필수다. 치료법으로는 확장된 혈관을 없애는 혈관레이저 등이 있으며, 바르는 혈관수축제가 나왔으나 치료효과는 미지수.

 

호흡기 질환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습기 조절이 안돼 감기에 쉽게 노출되거나 기관지 확장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요즘 종합병원에는 폐질환이 악화되면서 기관지 확장증과 폐기종 기관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2∼3주 정도 치료를 받으면 증상은 호전되지만, 완치는 어렵다는 게 전문 의료진의 얘기다. 감기 초기에 제때 치료를 받지 않거나 폐질환이 악화되면서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북대병원 이흥범 교수(호흡기 알레르기과)는 "겨울철 건조한 날씨는 호흡기 질환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는 잘못된 건강관리로 인한 만성질환자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입춘이 지났다. 어김없이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도 다가오고 있다. 환절기 일교차 심해지면서 감기와 기관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