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는 음악과 시(대사), 연극(구성·연기), 미술(무대장치·의상), 무용 등이 합쳐진 종합무대예술이다. 매력은 크지만, 그만큼 작품의 통일성을 잃을 우려도 높다. 오페라에 '판소리'를 더한 전주소리오페라단의 판소리오페라 '달하 노피곰 도다샤'(7일 오후 3시 30분 소리전당 모악당)는 이런 우려를 확인시킨 복잡한 무대극이었다. 창작초연이라는 방패가 있다고 해도 극적 요소의 부조화는 큰 숙제로 남았다.
회전무대·이동무대·샤막 등 다채로운 형식이나 극의 빠른 전개를 통해 꽤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던 제작진의 욕심과 의지는 돋보였지만, 이로 인해 관객은 혼란스러웠고 극의 인과성도 부족했다.
관객을 불편하게 했던 요소들은 또 있다. 대사(노래)의 감정선을 제대로 파악 못한데다 무대 밖으로도 치솟지 않는 소리꾼과 성악가들의 소리, '책을 읽는 듯' 했던 연기, 등·퇴장이 자유롭지 못하고 단체 안무도 흐트러지던 코러스, 맺고 끊음이 어색한 장과 막, 극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배경막, 극의 감동을 지연시킨 장황한 독무 등이다.
130분이 넘는 공연시간동안 판소리 가락이 대여섯번 들어갔다고 해서 (게다가 공연이 시작되고 30분이 지난 뒤에야 첫 소리가 시작되는) '판소리오페라'라는 새 장르로 이름짓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기획부터 무대에 올리기까지 1년 6개월. 2003무대지원사업 선정과 추가 사업비 마련 실패로 인한 지원금 반납 등 '달하 노피곰 도다샤'의 진행과정은 순조롭지 못했다. 이런 과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해도 제작자들의 극에 대한 고민과 출연진들의 연습시간이 절대 부족해 보이는 무대는 아무래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