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또 묘지이장?

 

"아버님, 할아버님 못난 자식 용서하세요.”

 

전주∼군산 자동차전용도로 옥산진입로변에 선영을 둔 김씨(65·군산시)는 때아닌 묘지이장 공포에 불면(不眠)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김씨는 지난해 7월 중순 옥산진입로 부근의 경사면 주변이 개통 1여년만에 폭우로 붕괴되자 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보강공사에 들어가면서 6년만에 다시 10여기의 가족묘지(선대 묘지)를 이전해야할 상황에 놓여있다.

 

익산국토관리청 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가 지난해 12월 전군자동차전용도로 옥산진입로 주변 붕괴현장을 보강하는 공사를 한다는 이유로 김씨의 선영주변 1백여평을 평당 3만5천원꼴로 보상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이에앞서 김씨는 지난 97년 10월 이곳에 3천여평의 선산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자동차전용도로를 건설한다는 이유로 평당 2만4천원에 수용된 뒤 인근에 있는 땅(약 2백50평)을 구입, 가족묘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씨는 가격문제와 얼토당토않은 국가기관의 행정 등에 강한 불만은 물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당시 묘지 이장을 하면서 이 땅을 평당 5만원에 구입했으나 구입가보다 1만5천원이 낮은 가격으로 보상된데다 이땅중 1백여평만 남겨둔채 수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기관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향후 또다시 새로운 가족묘지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은 물론 6년전 땅구입비에 비해 현격히 낮은가격이어서 손해가 이만저만 아닌 상황.

 

김씨의 종문인 '개성 김씨' 친척중 상당수가 이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그는 귀띔했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선영 옮기는 문제까지 고민해야 할 입장이어서 이래저래 밥맛이 나지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에 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측은 현행법상 공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묘지 매입이나 매매가 상향조정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