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송희철 시인이 권한 '인도기행∼'

 

"엊그제 허소라 김남곤 시인과 남원 나들이를 약속하고선 지키지 못했어요. 서운한 마음이 컸는데 전주에서 반가운 전화가 와주니 그 마음이 조금은 사그라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해 12월 전주를 떠나 경기도 고양시에 새 터를 마련한 송희철 시인(71). "요즘 만나는 사람도 없어 쓸쓸했는데, 오늘 마침 파주에 사는 소설가 이명애씨와 점심을 약속해 가뿐 걸음으로 가고 있다”는 시인과의 통화에서는 반갑고 정겨운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 나왔다.

 

송 시인은 법정스님이 쓴 '인도기행-삶과 죽음을 넘어서'(샘터 펴냄)를 읽고 있다. 법정스님이 불교의 발원지인 인도에 가서 석가모니의 행적을 따라 유적지를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깨달은 바를 적은 인도여행기다.

 

"1991년에 출간된 '인도기행-삶과 죽음의 언저리'를 개정해 다시 펴낸 책이지만, 스님이 안기는 인도의 풍미는 여전히 큰 감흥을 줍니다. 삶의 양식과 질도 삶의 가치를 어디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닙니까?”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한 사람과는 언젠가 헤어지지 않을 수 없다'(p.153)는 책의 한 구절을 곱씹어보고 있는 모양이다.

 

시집 '지리산에 무릎 꿇고 머리 수그리고'와 '지푸라기의 노래'에 이어 세 번째 네 번째 시집을 같이 준비하고 있다는 시인은 "마무리작업만 하면 되는데, 집중이 잘 안돼서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거주지가 안정되고 주변이 익숙해지면 잘 되겠지, 하는 마음이 들지만 쉽지 않다.

 

"전주는 밖에 나가기만 하면 낯익은 얼굴이 많았는데, 이곳은 전부가 낯섭니다. 쓸쓸하지요. 전주문인들과 전화로 연락을 많이 하긴 해도 예전만은 못하고…. 몸은 경기도에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전주에 머무른답니다.”

 

부안 출신인 그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문인들에겐 여전히 '전라도 시인'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