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이 반가운 손님을 맞았다. 20일 오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지방분권촉진결의대회 참석차 노무현대통령과 함께 전주에 온 권양숙여사가 한옥마을의 공예품전시관과 온고을소리청을 방문했다.
권여사는 이날 오전 11시 공예품전시관에 도착, 백옥선관장의 안내로 각 전시실을 둘러보았으며 노병일 부시장으로부터 전주 한옥마을의 역사와 혁신전략을 보고 받고 한국전통문화고 학생들과 함께 한지그릇을 직접 만들어보는 등 한지체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공예관에서는 한지공예가 김혜미자씨, 선자장 조충익씨, 악기장 고수환씨, 자수장 강소애씨, 전통한지 장인 강갑석씨, 전북대 김병기교수가 초대돼 권여사와 함께 간담회를 갖고 전주 한지를 비롯, 전통공예의 발전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했다.
권여사는 "예전에는 서구 것에 눈을 돌렸지만 지금은 우리 것이 참 좋다”며 "역시 우리 전통공예는 멋스럽다”고 전했다.
한지생산에 높은 관심을 표한 권여사는 김병기 교수가 "한지의 우수성은 이미 확인돼 세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서예가 일반화된 14억 인구의 중국시장은 매우 좋은 공략대상이다”고 설명하자, 좋은 한지를 만들려면 닥나무 재배부터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김일구 김영자명창이 운영하는 온고을 소리청에서는 어린 소리꾼들의 사랑가 한대목에 웃음과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김일구명창이 소리의 고장 전주에 어린세대들을 위한 판소리 전수관과 국악박물관 건립을 건의하자 권여사는 "참여정부의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아서 돕겠다”고 밝혔다.
권여사는 한옥마을의 공예품전시관과 온고을소리청을 방문하고보니 "스스로 매우 고급스러워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앞으로 전주의 이 독특한 문화적 전통을 큰 관심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진분홍색 블라우스에 짙은 잿빛 원피스코트를 입은 권여사는 내내 엷은 미소를 잃지 않았으며 자칫 무거워질법한 간담회를 낮고 부드러운 화법으로 이끌어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권양숙여사는 이날 점심에 두재균위원장 등 발효식품엑스포조직위 관계자 20명을 초대해 발효식품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두위원장은 이자리에서 전국 발효식품에서 전북이 70%를 차지하고, '전주식당'이라는 이름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을 정도로 전북에서 전통식품이 잘 보존돼 있다고 전제한 뒤 전통식품의 세계화 등을 위해 한국식품연구원의 전북 이전 등에 권여사의 관심을 부탁했다.
권여사는 어린이 건강 등을 위해서도 패스트푸드 대신 우리의 전통식품들을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나타냈으며, 식품연구원의 전북이전 등에는 '무거운 숙제를 주었다'고 말했다.
호텔에 마련된 이날 점심은 비빕밥과 함께 밑반찬으로 발효엑스포에 참가했던 업체들이 만든 김치와 청국장, 콩조림 등의 발효식품 메뉴로 짜였다./김은정 김원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