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라고 신분을 밝힌 북한 주민 8명이 북한 핵문제를 위한 6자 회담을 이틀 앞둔 23일 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베이징(北京)의 한 학교에 진입해 머물고 있다고 독일 대사관측이 밝혔다.
탈북자들은 이날 오후 3시 독일 학교의 담을 넘어 학교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자들이 진입한 독일학교는 한국 대사관에서 승용차로 5분거리인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 부근에 위치해 있다.
독일대사관의 한 대변인은 "8명의 북한 주민이 현재 베이징 독일학교 구내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있다"면서 대사관 직원들이 이들의 신원을 확인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사관측이 이들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북자 가운데 최소한 1명은 여성이라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이 목격자는 탈북자들이 학교 구내에 있는 대사관 직원 아파트의 맨 위층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2년 9월에는 15명의 탈북자가 이 학교 담을 넘어 들어가 하룻밤을 보낸 뒤 중국 당국에 의해 한국행을 허락받은 적이 있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년 사이 독일학교를 포함한 외교시설에 진입한 200여명의 탈북자를 필리핀 등 제3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가도록 허용한 바 있다.
현재 중국에는 약 30만명의 북한 주민이 기근과 억압을 피해 불법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중국에 의해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체포될 경우 곧바로 북한으로 송환된다.
베이징에서는 25일 북핵 관련 6자회담이 열릴 예정이어서 중국 당국의 이번 탈북자 처리방식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