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택준씨 '쓰러진 나무' 테마 서울 개인전

 

평면과 입체, 퍼포먼스 등 다양한 갈래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자아찾기에 나서는 토탈아티스트 임택준씨(47)가 서울 E.O.S 이오스 갤러리에 초대됐다.

 

'이른 아침에 이슬이 나무 잎에 내리지 않고 달이 흐린 하늘과 싸움을 걸어도 나는 바닷가 바로 앞에 보이는 곳에 구름나무를 심을 것이다'라는 작가의 독백이 말해주듯, 그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확립해 나가는 데 몰두해왔다.

 

인간, 새, 물고기, 나무와 같은 생명체들을 주로 표현해 온 임씨의 열네번째 전시 테마는 '쓰러진 나무'. 수직 혹은 수평으로 우뚝 솟은 앙상한 나무와 벌거벗은 인간, 목표물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렵하게 날아가는 듯한 새, 산 위로 높이 떠있는 초승달…. 어두운 화폭 안에서 석분으로 처리해 도드라져 보이는 존재들은 모두 고독하다.

 

이번 전시에는 평면작품들을 선보인다. 견고한 느낌이 나는 두터운 마티에르는 여러 감정들을 압축하고 있고, 비워있는 듯 채워있는 배경 역시 관념적이다. 물감이나 토분·석분을 개어 붙이거나 다시금 뭉개는 식으로 바탕을 채우고, 송곳·돌·막대기 등으로 무수하게 선을 그었다.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작가 내면의 표출이다.

 

원색이 주는 강렬함과는 또다른, 무채색의 강한 느낌을 전하는 임씨의 개인전은 5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