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구성된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지회장 이강원)가 기존의 틀을 깨는 조직변화와 의욕적인 사업으로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기금확보, 상임이사제 도입과 각 분과 회장제 폐지, 분과 신설과 전북 미술인 축제 개발 등 '회원들을 위한 미협'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욕적인 기획이 돋보인다.
전북미협은 지난 6일 이강원 지회장의 취임식과 함께 제14대 집행부를 발표했다. 시대 흐름을 반영한 새틀짜기로 상임이사제 도입은 참신한 출발이다. 지회장·부지회장·사무국장·각 분과 회장으로 이어지던 기존 체제에서 부지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임이사직이 생겨났고, 각 분과 회장을 대신하는 이사들, 사무국장 등이 임명됐다. 전북미협의 첫 상임이사 최 원씨는 김수귀 사무국장과 함께 도 지회의 실질적인 살림을 맡게 됐다. 한국화·서양화·조각·공예·서예·문인화·수채화·판화·디자인·설치영상분과·국제·청년·여성·간행물 분과 등 14개 분과에 이사는 모두 44명. 신참회원의 임원 입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드세지만 3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낮아진 이사들의 연령을 따라 미협도 한층 젊어졌다.
청년·여성·간행물 분과는 신설됐다. 청년작가와 여성작가들을 통해 분과(장르) 간 괴리감을 줄이고 교류를 늘려 미협 내 단합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원로들이나 중견 작가들의 활약에 위축되어 있던 젊은 작가들이나 결혼 후 작업활동이 뜸해지는 여성작가들에게는 참여가 확대되는 기회다.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한 청년분과는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바탕으로 협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회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작가들의 분과 신설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만, 내년에는 여성미술제도 계획하고 있다.
간행물 분과 신설로 사이버 세상에도 전북미협의 공간이 생겨난다. 홈페이지 개설과 운영을 담당하고, 핵심사업으로 4월 전북미협신문 창간호를 발행할 계획이다. 회원들의 정보 공유와 미협 내 여론 형성 역할을 톡톡히 해낼 통로다.
미협 집행부는 '자연과 생성전' '전북미술대전' '청년작가 위상전' '전북 미술협회 회원전'등 기존 4개 사업에 '전북 1백명 아트페어'와 서예·문인화 부문 청년작가 선발전, '전국 앙데팡당 展'등 새 사업을 추진한다.
회원 합동으로 판매의 장을 여는 아트페어와 무심사제도로 진행되는 앙데팡당은 미술가와 대중의 거리감을 좁히는 자리다. 서예와 문인화 부문 청년작가 선발전은 서예의 본고장으로서 전통을 지키고 젊은 작가들에게 서예를 알리기 위한 구상이다.
그밖에도 미술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는 학술대회, 미술대전의 공정성 강화를 위한 공청회 및 개선 특별위원회도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개혁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제14대 집행부에게는 적잖은 과제가 놓여있다. 우선 예산확보가 큰 관건.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업들이 무주공산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회장은 "사업 시행을 위한 자체 예산확보를 위해 협회발전기금모금운동을 할 예정”이라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친다면 회원들 역시 모금운동에 기꺼이 동참해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전북미협의 2003년 회원 수는 9백50여명. 회원 1천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있다. 대규모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첫 걸음은 10일 분과이사회의에서 시작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산확보와 사업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