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年是好年 日日是好日'(해마다 오는 해가 좋은 해요, 날마다 오는 날이 좋은 날이다).
"올 한해 이 말씀을 새기며 살아야겠다”던 한 시인은 요즘 '탄핵'에 살맛이 안 난다고 토로했다. 반대서명에 동참하며 목소리도 높였지만 찜찜한 마음을 모두 털어 낼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번 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촌각마다 곱씹는단다.
김용옥 시인(57)은 지난해 입적한 청화스님의 '가장 행복한 공부'(시공사 펴냄)를 소개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비어 있는 이치를 강조하는 이 책은 스님이 전하는 맑고 깨끗한 열 가지 법문을 통해 끝없는 하심(下心)과 치열한 구도 정신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감정이란 '마음먹기에 달렸다'가 아니고, '마음이 빚어내는 것'이예요. 기쁠 때는 즐거워하고, 슬프고 괴로울 때는 울고…. 내 마음을 열고, 내 마음의 구원이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억지로 무엇을 하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 시기와 장소에 따라 대응하면서 집착하지 않고 번뇌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면, 원망하지 않고 둥글게 '매일 매일이 좋은 날' 될 수 있을 것이란 가르침이다. 어려운 참선을 소재로 했지만 책장을 넘기는 손은 가볍다. 스님의 법문 어투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스님을 직접 뵙고 가르침을 듣는 것 같아서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종교를 다룬 책을 무턱대고 싫어하는 경향이 있죠. 이 책은 종교와 관련 없이 모두에게 권합니다. 책을 덮고서도 한참동안 긴 여운과 감동이 남거든요.”
이 달 23일부터 기전여대 평생교육원에서 문학강좌를 여는 시인은 문학동아리·문학단체 활동, 글짓기 교실 등의 활동으로 분주하다. 게다가 지역의 '철없는 후배들' 챙기기에도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