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들의 젊은 시선, '500호 파장전'과 '16인의 드로잉 展'이 다음달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원광대 졸업생들이 주축이 된 두 전시는 특유의 개성과 살아있는 감각으로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치도록 그림과 싸우다가 다시 화해하고 또 싸우기도 하며' 500호 대작들을 완성시킨 열여덟명의 작가들. 여섯번째 파장전은 벽면을 가득 차지한 대작들의 웅장한 규모에 먼저 놀란다.
"요즘 그룹전은 소품 위주로 하다보니 작가 개인의 역량을 펼쳐내지 못해요. 힘들더라도 의도적으로 대작을 발표함으로써 작품의 질을 높이려구요.”
넓은 화폭을 채우기에는 적절한 구도와 배경, 배치 등 작품을 전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작가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대작들을 피하는 경향이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도전은 더 빛이 난다.
장지 위에 수묵으로 거대한 모악산 줄기를 표현한 '아! 모악산(조양현 作)', 강렬한 색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전라도의 역사를 풀어낸 '2003 전라도 기억의 함성(전량기 作)'등 작품들의 소재는 큰 화면 안에서 효과적으로 표현됐다.
작가들이 전하는 대작을 즐기는 방법은 '한 발자국 떨어져서'. 작품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 한 눈에 화면이 들어와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파장전과 함께 활동하는 회원들이 많은 '16인의 드로잉전' 두번째 전시는 누드 드로잉의 다양한 세계를 접할 수 있다.
보통의 누드 드로잉이 여성의 부드러운 곡선미를 탐구했다면, 이들은 남성의 몸과 여성 인체의 또다른 면도 함께 연구했다. 연필이나 펜, 먹 등을 활용한 작품들은 사진 위에 드로잉하거나 배경을 검게 표현함으로써 윤곽을 드러내기도 해 색다른 미를 전한다. 특히, 뼈만 앙상한 몸이나 늙어 축 처진 몸을 그린 김휘열씨의 작품은 누드 드로잉의 파격적인 이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