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난 속에 구인난'

 

30일 오후 2시 전주지방노동사무소의 첫 시도인 '청년층 맞춤형 채용박람회'가 열린 전주 화산체육관.

 

현장 채용을 위해 중소업체 50여개가 참여한 이날 행사는 노동사무소의 사전 면접 과정을 거친 구직 신청자와 일반 구직자들로 시종 북적거렸지만, 구인 창구별로 희비가 교차하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졌다.

 

생산직을 채용하거나 보수가 적은 업체 구인 창구에는 발길이 뚝 끊긴 반면 일용직 또는 계약직 직원을 모집하는 농업기반공사나 롯데시네마 등에는 면접을 보려는 구직행렬이 이어져 대조를 보였다.

 

취업난에도 3D업종 기피로 인한 영세 업체의 구인난은 채용박람회에서 조차 여실히 나타났다.

 

이날 신규 사원을 3명 정도 선발 계획이었던 반도체 금형 생산업체, 대동엔지니어링의 정병채 사장은 행사 1시간이 지나도 단 한명의 구직 신청자도 없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정 사장은 "실업난이 심각한 것을 실감하지 못하겠다”면서 "전공이나 적성에 상관없이 아예 관련 직종에는 취업 자체를 포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한달 급여가 80만원 정도인 IT업체도 구직자의 외면을 받기는 마찬가지.

 

메가정보산업 김규남 부사장은 "일자리 찾기가 힘들다던 구직자들이 지나치게 근무환경 등만 따져 실업난을 스스로 부추긴다는 인상마저 든다”면서 "신입보다는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추세에 있는 만큼 취업 후 기술을 배우고 경력을 쌓는 것도 요령이다”고 아쉬워했다.

 

하루 일당 3만원의 일용직 모집에 나선 농업기반공사 전북본부와 극장 운영요원을 채용하는 롯데시네마 전주관 구인 창구는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2년제 대학을 졸업한 강모씨(22·여)는 "공공기관이라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됐다”며 "혹시 정규직으로 재계약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 채용박람회는 전주지방노동사무소가 사전에 구직 신청자를 받아 5일간의 취업교육과 면접 등의 과정을 거친 뒤 당초 채용계획인원의 2배수인 3백명을 선별해 참여시킨다는 복안이었으나, 실제 구직자의 희망 직종에 비해 참여 업체가 제한돼 그 취지가 무색됐다.

 

이에대해 전주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구직자가 원하는 직종이 다양한 반면 참여 업체가 모집 직종이 적어 이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또 '채용박람회 개최시기'와 '홍보 및 준비 부족'에 대한 불만도 곳곳에서 제기됐으며,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영세 업체들이 대부분인 이번 행사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