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희(시인)
봄볕이 지글지글 끓는 망망 들판에 휘익! 투망을 던졌습니다
첨벙 나도 머리꼭대기까지 빠졌습니다
뾰족뾰족 둥글둥글 넓적넓적한 볕알들이 그물 가득
파닥거렸습니다
사방 들꽃 얼굴이 실룩실룩 풀리는 것도 두렁에 늘어진 소처럼
내가 납-작 익은 줄도 몰랐습니다
살과 뼈 사이, 생각과 가슴 사이, 그물과 나 사이
흐물흐물 물길이 났습니다
아, 내 몸 거의 물인 것을요
깜빡했습니다
그동안 물소릴 놓치고
어느 구석 단단한 모서리로 있었던 것일까요
아무데나 툭툭 불거진 이 정신들을 갈아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