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전설안(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다케후지클래식(총상금 110만달러)에서 연장 7번째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전설안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골프장(파72. 6천494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33타로 크리스티 커(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7번째홀에서 파세이브에 실패, 파를 잡아낸 커에게 우승컵을 양보했다.
올해 LPGA 투어에 발을 디딘 신인 전설안은 아깝게 생애 첫 우승을 놓쳤지만 4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LPGA 투어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 군단'의 새로운 강자로 입지를 다졌다.
전설안은 또 그동안 송아리(18.빈폴골프)와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의 2파전으로 전개됐던 올해 신인왕 싸움에 본격적인 합류했다.
특히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커와 무려 7번째홀까지 가는 팽팽한 연장승부로 국내외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설안의 준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들어 치러진 5개 대회에서 모두 3차례 준우승자를 배출했다.
비록 우승은 미국 선수에게 넘겨줬지만 박희정(24. CJ)이 3위에 오르고 김미현(27.KTF)이 4위, 그리고 아마추어 박인비(16)가 8위를 처지하는 등 '톱10'에 4명이이름을 올리는 '한국 파티'가 다시 한번 벌어졌다.
이날 4타차 1, 2위로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벌인 커와 전설안은 경기 중반부터 매치플레이나 다름없는 숨막히는 승부를 펼쳤다.
12번홀까지 4타차로 전설안을 앞서던 커가 갑작스런 난조로 3개홀 연속 보기를범하며 뒷걸음친 사이 전설안은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공동선두까지 따라 붙은 것.
13번홀(파4)에서 커가 그린 주변에서 실수로 4온1퍼트로 1타를 잃는 사이 버디퍼트를 집어넣어 2타차로 좁힌 전설안은 14번(파3), 15번홀(파4)에서 침착하게 파를잡아내 2개의 보기를 보탠 커와 동타를 이뤘다.
16번홀(파4)에서 전설안은 2ｍ 파파트를 놓쳐 다시 1타차 2위로 물러 앉았으나갤러리와 사진 기자들에게 짜증을 내던 커는 18번홀(파5)에서 세번째샷을 뒤땅을 때려 보기를 범해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정규라운드에서 전설안은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의 선전을 펼쳤고커는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3타로 부진했던 결과였다.
18번-12번-16번-17번-18번-12번홀로 이어진 6차례 연장전에서 두 선수는 실수를주고 받았지만 파행진을 이어가며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이미 1차례 우승을 경험한 투어 8년차 커의 관록이 전설안의 패기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16번홀(파4)에서 치러진 7번째 연장전에서 전설안은 두번째샷을 그린 뒤쪽 방송중계탑까지 날려버렸고 3번째샷은 짧아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
네번째 친 볼은 홀을 훌쩍 지나 보기도 어려운 상황.
커는 그린 주변 프린지에서 친 세번째샷을 홀에 바짝 붙여 편안하게 파를 지켜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002년 롱스드럭스챌린지 우승 이후 통산 2승을 올린 커는 올해 5개 대회에서 우승 1차례, 준우승 1차례, 그리고 5위 1차례 등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예고했다.
대회 장소 인근에서 거주하며 주로 겨울 훈련을 이곳에서 해왔던 박희정은 이날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합계 6언더파 210타로 커, 전설안에 1타 뒤진 3위에올라 올들어 처음으로 '톱10'에 입상했다.
2타를 줄인 김미현은 합계 5언더파 211타로 4위를 차지, 올해 5개 대회에서 4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US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제패했던 유학생 박인비는 합계 2언더파 214타로공동8위에 올라 지난달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5위를 기록한 위성미(15.미셸 위)에이어 '한국인 아마추어의 힘'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