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甲은 저희 옷가게에서 얼마 전에 사간 옷이 탈색이 되었다며 반품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소비자의 관리 잘못으로 인한 것이어서 안 된다고 하였던 바, 甲이 욕설을 퍼부으며 저희 가게를 나갔습니다. 그 후 甲은 시도 때도 없이 저희 가게로 전화를 걸어 "돈만 아는 버러지 같은 인간들아. 어디 두고 보자”고 하면서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甲을 폭행죄나 협박죄로 처벌할 수 없나요?
답
귀하가 문의하신 위 사례의 논점은 두 개로서 전화를 이용하여 폭언이나 욕설을 하는 경우, 폭행죄에 해당하는지 하는 점과 "어디 두고보자”라는 말이 협박죄에 해당하는지 하는 점입니다.
먼저 첫 번째 논점을 살펴보면 형법상 폭행죄(제260조)에서의 폭행은 멱살을 잡아당긴다거나 돌멩이를 던지는 등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유형력(물리력)을 행사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문제는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가하거나 공포심을 유발시키는 무형적 폭행의 경우에도 폭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현재 다수설과 대법원 판례의 입장은 육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적 폭행만 폭행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단순히 욕설이나 폭언을 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준 경우에는 폭행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전화기를 이용하여 고성으로 폭언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에는 특수한 방법으로 상대방(수화자)의 청각기관을 자극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고통스럽게 느끼게 할 정도의 음향을 이용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도5716 판결)”는 이유로 폭행죄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두 번째 논점을 살펴보면 형법상 협박죄(제283조 제1항)에서의 협박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켜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할 정도의 해악(害惡)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러한 해악의 고지는 구체적이어서 해악의 발생이 일응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합니다(대법원 1998. 3. 10. 선고, 98도70 판결).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상대방에게 "입을 찢어버릴라”, "두고보자”등의 말을 한 경우에는 협박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86. 7. 22. 선고, 86도1140 ; 1974. 10. 8, 74도 892 판결).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甲의 행위는 단순히 감정적인 폭언과 욕설을 한 경우에 해당되고 상대방에게 해악을 가할 것을 고지한 행위라고 볼 수 없어 폭행죄는 물론이고 협박죄로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서거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