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JIFF]"비주류영화 활성화 정부 나서라

 

'한국 영화 막힌 실핏줄을 뚫어라.'

 

최근 한국영화가 보여준 성장세는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영화 한편의 관객수가 1천만명을 넘어서는 시대.

 

그러나 이같은 양적 성장이 질적 측면,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 영화의 건강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영화문화가 상업성의 논리에 매몰될 경우 실핏줄 괴사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끝모를 성찬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편식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우리 영화의 자화상은 2∼3편의 블록버스터가 전국 스크린의 70%정도를 차지하는 기현상으로 맞닿아 있다. 더욱이 독립 장편영화의 경우 극장개봉까지 진행되는 영화는 한해에 기껏 한두편에 불과한 실정.

 

산업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가장 바람직하고 건강한 영화 환경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24일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학회와 함께 개최한 '한국영화문화의 다양성 재고'에 대한 학술세미나(전북대 디지털미디어센터)와 25일 CGV에서 열린 독립영화 배급문제를 논의한 세미나에서 영화전문가들은 비주류 영화 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의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 높은 지원정책을 요구했다. 영화진흥기금 확충과 지방 중·소도시 공공영화관·독립영화 전용관 신설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이날 발표된 전주시의 2005년 공공영상문화시설 전주영화도서관 설립 계획은 영화인들의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한국영화문화의 다양성

 

"지방 중·소도시에 공공영화관을 신설해야 합니다.”

 

"관객과의 만남이 없는 영화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밝힌 김준덕 동덕여대 교수(방송연예학과)는 최근 지방에서도 증가추세를 보이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수익성 추구 전략에 대응하는 비주류 영화의 생존방안으로 공공영화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공영화관은 전문적인 운영주체(비영리단체)의 기획아래 비상업 용도의 영화 배급권을 확보함으로써 다양한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극장. 일반 상업영화관이나 공공기관의 부정기적 상영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김교수는 공공영화관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2년 출범한 '시네마테크협의회'의 활동범위를 대폭 확대·보완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독립영화 배급

 

독립영화는 무엇보다 작품을 상영할 수 있느냐가 최대의 관심사이자 고민거리다.

 

독립영화가 주로 영화제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영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객과 만나기 위한 1차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영화제에 기댈 수밖에 없다. 특정 단체의 요청에 의해 극장이 아닌 곳에서 상영하기도 하고 공중파나 케이블방송, 또는 비디오를 통한 유통경로도 있지만 제작편수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예술영화전용관도 서울과 부산·광주·대구등을 중심으로 올해 9개관에 그쳤다.

 

"독립영화 전용관이 마련돼야 하고 배급·관리시스템도 구축돼야 합니다”

 

국내 유일의 독립영화 배급사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는 독립영화 배급및 유통을 위한 대안으로 일반 관객들과 꾸준히 소통할 수 있는 전용공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획인력 중심의 배급사 형태나 감독중심의 메이커조합, 또는 네트워크 조직체 형태로 자료를 축적하고 구체적인 계약까지 담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현웅 전주시 문화경제국장은 전주지역의 공공영상문화시설 계획과 관련, "2005년 전주영화도서관을 설립, 영화영상종합센터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영화도서관내에는 전용관시설과 시청각교육실·테마공원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