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1% 올리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아십니까. 도내에서만 50%에 달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마트 지역법인화운동이 촉발되면서 이슈화된 지역경제 살리기 운동과 맥이 닿아있는 분야가 하나 더 있다. 지역소주라고 내세우는 하이트소주와 수도권에 연고를 뒀지만 영업력이나 인지도로는 전국구인 진로의 치열한 시장다툼이다.
전국 소주시장의 55% 점유율을 자랑하는 '큰 기업' 진로와 전국시장의 3%에 불과한 전북에서, 시장점유율 40%를 보이고 있는 '작은 기업' 하이트소주를 비교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지만…두 기업 모두IMF 파고를 거치며 법정관리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 1%를 올리기 위해 사활건 영토전쟁에 뛰어들어 백병전을 치르는 모양새는 닮은 꼴이다.
요즘 시장에서 상승곡선을 그으며 기세를 올린 하이트소주는 마케팅방법에서도 두드러진 변화가 왔다. 자도주임을 내세워 애향심에만 읍소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지역과 함께하는 지역밀착형기업으로서의 건강한 이미지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런 하이트의 적극적인 공세에 진로는 다소 조급해진 모습이다.
그동안 부동의 시장 1위 기업으로서 제품인지도를 앞세워 시장확장에 주력해 왔지만 최근에는 지역봉사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지역사랑기금을 조성하는 등 자신들도 전북과 함께하는 기업임을 앞장서 홍보하고 있다. 한편으론 자도주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하면서 시장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많이 들어본 얘기다. 작년엔 이마트에서, 형식은 다르지만 전주진입과 개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백화점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연을 호소했다.
모두들 각자의 입장에서 타당하고 정당한 논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기업의 필요에 따라 향토기업도 되고 지역밀착형기업도 된다. 이러한 호칭도 자신들이 붙인다.
지역주민, 소비자의 필요나 입장 생각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하다.